- 건보공단·지자체 감독강화 주문

부산지역 요양원에서 일하던 요양보호사가 잇따라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는다. 요양시설의 관리·감독·평가 의무가 있는 건강보험공단과 지자체가 요양보호사의 고용 안정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요양서비스노조 A요양원 분회는 29일 부산 사하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사측은 지난해 11월 해고한 노조원(요양보호사) 2명을 복직시키고 부산시와 사하구는 노사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단체협약에는 사측과 근로자의 합의하에 퇴직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사측이 요양보호사를 일방적으로 해고했다”며 “이는 2018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단체협약 협상을 하게 되자 사측이 노조에 가한 일종의 압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요양원 측은 “정년이 넘고 촉탁직 계약이 만료돼 퇴직을 제안한 것이다. 단체협약의 퇴직 규정은 당사자 합의가 필요하다고 한 만큼 사측의 의사도 중요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퇴사 건은 부산고용노동청에서 단협 위반 여부를 논의 중이라 그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진구 B노인요양시설에서도 최근 노사갈등 속 요양보호사의 해고 사태가 있었다. 2018년 4월 임금 체불 문제 등으로 시작된 노사 갈등이 1년 8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노조 간부와 직원 등 3명이 해고됐고, 지난달에는 요양보호사 16명이 대량 해고됐다. 해당 시설의 노조는 “요양보호사가 소속된 노조가 사측에 투명한 시설 운영과 고용 환경 개선을 요구해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진은정 부산경남지부장은 “요양 시설에는 노인장기요양보험금이라는 공적인 재원이 투입되지만 운영은 민간에서 하다 보니 불투명하게 운영되기 십상”이라며 “요양보호사의 처우가 나쁜 곳이 많은데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하면 사측이 해고 등 보수적으로 대응할 때가 많다”고 했다. 실제로 시가 지난해 2월 양로시설 4곳, 노인요양시설 10곳을 집중 감사한 결과 총 157건의 위법·부당사항이 적발됐다.

전문가는 건보공단이 요양시설을 평가할 때 서류 위주로 요양보호사 처우와 고용 안정성을 보는 현재 관행에 벗어나 ‘정성 평가’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가톨릭대 한정원(노인복지학과) 교수는 “평가를 강화하는 한편, 부산시가 설립하겠다고 공언한 직영 재가 요양시설을 하루 빨리 현실화하고, 그 수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