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언급한 코로나19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연합뉴스

코로나19치료제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예방·치료제인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추천한 약이다. 그러나 부작용 논란도 함께 일고 있는 약이다.

삼성서울병원·부산대병원 감염내과 공동 연구팀(백경란, 이선희, 손현진)은 코로나19 환자가 대량 발생했던 부산의 한 장기요양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고 22일 밝혔다. 당시 입원 중이던 환자 184명과 간병인 21명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예방적 목적으로 투여했고 이 임상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국제화학요법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최신호에 발표됐다.

총 임상 대상자는 초기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이 나온 211명이었지만 6명이 사망, 약물복용 거부, 이직(간병인) 등의 이유로 제외되면서 205명이 임상에 최종 참여했다.

의료진은 이들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400㎎을 하루에 1회씩 총 14일간 투여했다. 환자(184명)의 경우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1개 이상의 동반 질환이 있었고, 47.7%는 치매를 앓고 있었다.

투약 기간 중 32명에게서 설사, 묽은 변, 발진, 위장관 장애, 느린맥박 등 이상 증상이 관찰됐다. 5명은 약물 부작용으로 중도에 예방적 투여를 중단했다.

총 14일간의 투약이 끝난 후 이뤄진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는 임상연구 참가자 모두가 음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연구팀은 적절한 대조군이 없었던 점 등으로 해당 결과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라고 단정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논문에서 “환자 중 고위험군이 많았고, 관절염에서도 이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하고 있어 허가되지 않은 사용법이지만 투여를 결정했다”면서 “환자들의 체구가 작았기 때문에 저용량을 선택했는데, 부작용이 적은 편이었고, 모두가 음성이 나오는 결과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향후 무작위 대조군을 활용한 추가 임상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실험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고위험 환자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임상연구가 이뤄진 것은 다소 성급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정은진 기자 jej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