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부·해운대·사하서 절반 넘어

- 2019년 전국 사례 5243건 분석
- 학대 피해 84.9% 가정서 발생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부산지역 경찰서에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는 모두 2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8건)과 비교해 31% 이상 급등했다. 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은 가족이었고, 주로 집안에서 가해졌다.

15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지역 15개 경찰서 가운데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남부서(76건), 해운대서(40건), 사하서(30건) 순으로 많았다. 반면 동부서(4건), 중부서(0건), 강서서(0건)는 상대적으로 신고 건수가 적었다.

부산경찰청이 공개한 사례를 살펴보면 어머니와 자신을 험담하는 60대 아버지를 폭행한 30대 아들이 불구속 입건됐다. 또 뇌병변 진단을 받고 혼자 거주하는 노인의 기초노령연금, 장애연금을 도맡아 관리하면서도 피해자의 집 앞에 폐지, 쓰레기를 쌓아 악취가 나게 하는 등 피해자를 열악한 환경 속에 방치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 34곳을 통해 2019년 한 해 동안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와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발생한 노인학대 건수는 모두 5243건이었다. 노인 학대가 일어난 장소를 보면 가정 내에서 발생한 사례가 4450건(84.9%)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학대 행위자와 피해 노인과의 관계를 따져본 결과 아들에 의한 학대가 1803건(31.2%)으로 가장 많았으며, 배우자에 의한 학대는 1749건(30.3%)으로 뒤를 이었다.

통상 노인학대의 경우 여러 유형의 학대 행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노인학대 가운데는 정서적 학대 피해가 전체의 42.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신체적 학대(38.1%), 방임(9%)은 그 뒤를 이었다. 이와 별도로 부모의 재산을 가로채거나, 빌린 돈을 갚지 않는 등 경제적 학대 사례는 2018년 381건에서 2019년 426건으로 11.8%나 증가했다.

해마다 노인학대 발생 건수가 계속해 증가하자 경찰과 보건복지부는 대책을 내놨다. 부산경찰청은 오는 30일까지 노인학대 집중 신고 기간을 운용한다. 이와 함께 노인 관련 시설과 지자체 등과 노인학대 예방 교육, 피해자 보호, 홍보 활동도 시행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급증하는 경제적 학대를 막고자 ‘통장관리 서비스’ ‘생활경제 지킴이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 또 오는 9월 22일까지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나비새김 캠페인’도 병행한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나비새김 캠페인을 통해 주변 노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노인학대를 가정과 시설 내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