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가게들 아예 문 안 열기도
- 실내외 마스크 착용 대체로 준수
- 이틀간 확진 없지만 불안감 여전

31일 낮 경남 거제시 아주동의 한 커피숍. 지역에서는 꽤 이름난 커피숍이지만 손님은 단 한명도 없었다. 대형조선소와 상가가 밀집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손님 발걸음은 제법 있는 편이었지만 이날 풍경은 사뭇 달랐다. 가게 입구에는 ‘방역 조치에 따라 9월 6일까지 포장·배달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내걸려 있었다. 커피숍 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2.5 단계 시행 이후 손님이 아예 찾지 않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경남 거제시가 자체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나선 첫날인 31일 아주동의 한 유명 커피숍이 단 한명의 손님도 없이 텅 비어있다. 박현철 기자

인근 상가 대부분이 개점 휴업상태로 가게는 텅 비어 있었다. 일부 가게는 아예 문을 닫고 있었다. 도로에는 유동 인구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을씨년스런 분위기였다.옷가게 주인 김모 씨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아 매출은 거의 없다. 너무 힘들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거제시의 경우 지난 26일 3명, 28일 4명, 29일 8명이 연거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좁은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날인 30일 변광용 거제시장은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이날 변 시장은 “상황이 너무나도 위태롭다. 조기에 통제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3단계에 준하는 강력한 방역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내에서는 지난 30일, 31일 이틀동안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은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다. 한 시민은 “확산세가 이틀간 주춤하지만 결코 안심할 단계는 아닌 것 같아 모두들 각별히 조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는 1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를 당분간 자제하고 일반 음식점 및 커피 전문점에서는 가급적 포장배달과 테이크 아웃을 적극 이용해 달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시민은 위기 의식을 느낀 탓인지 핵심 방역 수칙을 대체로 잘 준수하는 모습이었다.

손님이 뚝 끊겼지만 간혹 방문하면 일반 가게에서는 수기와 QR코드로 명부를 관리하는 한편, 테이블 간격을 2ｍ 두고 마스크 미 착용 시 출입을 통제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따르고 있었다. 경남도가 시행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따라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었다.

지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직원 회식과 모임을 금지하고, 수도권과 부산지역 출장도 한시적으로 금지시켰다. 회의와 세미나 등은 화상으로 전환하는 등 근무 수칙을 한층 더 강화했다.

시는 이날부터 면·동 근무자에 한해 1/2 근무 체제로 들어갔다. 민원인들은 평상시보다 민원 해결 속도가 늦어지는 등 일부 불편이 뒤따랐지만 대체로 수긍하면서 큰 혼잡은 없었다. 지역 목욕업계는 1일부터 7일까지 자발적으로 휴업에 들어간다. 확진자 일부가 감염원을 알 수 없어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방역에 협조하기 위해 휴업을 결정했다.

맞벌이 학부모 김모 씨는 “아이들이 매일 학교를 못가는 것이 답답하다. 도우미를 고용할 형편도 안돼 회사에서도 일손이 안 잡힌다. 하루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