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접적 원인은 지하수지만
- 도로 지반 약화도 큰 영향”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한 뒤 건축물 공사를 진행 중인 부산 명지국제신도시에 추가 침하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토목학회는 LH부산울산본부가 발주한 ‘부산명지지구 도로침하 현상 원인분석 및 대책수립 학술연구용역’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이번 용역은 부산대 임종철 교수팀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간 명지국제신도시 1-1, 1-2단계 구간 도로를 중심으로 계측기를 설치해 지반 침하량 등을 정밀 분석했다.

보고서가 밝힌 직접적인 지반 침하 원인은 대규모 터파기 공사의 영향으로 발생한 지하수 용출이 꼽혔다. 상대적으로 도로포장 이후 굴착공사를 진행한 경우에 모래층 유실 및 지하수 저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건물 공사를 위한 터파기 작업으로 지반 침하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에서 도로포장 공사를 진행하면 침하 영향이 미미하다. 반대의 경우는 도로부 지반에 크게 영향을 줘 대량 침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1-2단계 구간은 가장 빨리 시공된 부산지검 서부지청 건물이 내려앉는 등 큰 피해(국제신문 지난 2018년 5월 17일 자 9면 보도)를 입기도 했다.

이 지역의 기반 조성은 2003년 국제신도시로 지정된 뒤 2010년 본격적인 도로 공사를 시작해 2017년 완료했다. 현재도 기초시공 중이거나 미준공 부지가 많아 추후 대규모 터파기 공사 과정에서 지반 침하 피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앞으로 확실한 차수 공법을 적용하고 행정기관이 철저하게 공사 과정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