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와 5개 구·군이 설 명절 전에 지역 전 가구에 10만 원씩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 하기로 했으나 지급 방식을 놓고 코로나19 방역지침 역행 지적이 나온다.

　26일 시와 전국공무원노조 울산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시는 이달 초 발표한 울산형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 방식을 놓고 회를 벌인 결과 추석 전까지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서 지급 하기로 했다. 울산지역 47만6893가구에 10만 원씩 지급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재난지원금 476억9000만 원에다 기간제 근로자 인건비와 운영비를 포함해 총 486억 원에 달한다. 시와 기초단체 간 재원 분담 비율 7대 3을 적용하면 시가 343억 원, 구·군이 143억 원을 각각 부담한다. 지원금은 가구 구성원 수와 상관없이 일괄 가구당 10만 원이 지급된다.

　지원금 신청은 설 연휴 이전인 2월 1∼10일에 우선 할 수 있다. 다만 연휴가 끝난 뒤 4월 30일까지 신청할 수도 있다. 신청 방법은 세대주와 세대원 등이 주소지 관할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신분을 확인한 뒤, 선불카드를 받으면 된다. 주소지가 아닌 다른 지역의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지급 방식을 놓고 부정적인 여론이 많다. 우선 주민이 직접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지원금을 신청하는 방식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역행한다는 것이다.

　공무원노조 울산지역본부는 “단순 계산으로도 읍·면·동별로 1일 방문자가 최소 1000여 명, 인구밀집도가 높은 곳은 최대 3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5인 이상 사적 모임은 물론 공적 모임까지 자제하는 상황에서, 수많은 시민이 줄을 서서 대기하도록 하는 등 감염 위험을 키우는 것은 방역지침에 역행하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시는 설 명절 이전 지급을 위한 시급성과 온라인 신청 프로그램 구축에 1개월가량 시간이 소요되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으나, 강원·부산·전북 등 많은 지자체는 온라인 신청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방역, 시민 생활 안정,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는 설 명절 이전에 신속히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취지와 구·군비 매칭에 따란 정산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주소지 외에서 지원금을 수령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