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륙도 등 비해 볼거리 부족 탓
- 하루 평균 방문객 작년비 59%↓
-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상인 한숨

부산 서구 송도용궁구름다리가 유료화되면서 방문객 수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상인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18일 오후 부산 서구 송도용궁구름다리가 찾는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구가 올해부터 구름다리 입장료 1000원을 받기로 하면서 입장객이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아래 사진은 지난해 개통 첫 주말을 맞아 관광객으로 붐비는 구름다리 전경. 전민철 기자

서구는 올해 1월 5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송도용궁구름다리 입장객 수는 4만6768명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구는 지난해 6월 예산 49억 원을 투입해 18년 만에 송도용궁구름다리를 복원했다. 7개월 동안 무료 입장을 거쳐 올해부터 입장료 1000원을 받고 있다.

송도용궁구름다리는 유료화 후 방문객 수가 크게 줄었다. 유료화 전인 지난해 일평균 방문객 수는 1911명이었는데, 유료화 시행 후에는 792명으로 뚝 떨어져 전년 대비 59% 급감했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남구 오륙도스카이워크와 해운대 청사포다릿돌전망대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다리는 무료인 데다 이기대해안길, 해운대해수욕장 등 주변 관광지와 연계가 가능한데 송도용궁구름다리는 연계 콘텐츠가 부족하다 보니 입장료까지 내면서 재방문하기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송도용궁구름다리를 방문한 박모(39) 씨는 “어렸을 적 추억을 떠올려 찾았지만 요금까지 내면서 볼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다시 방문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줄자 인근 상인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실근 송도해수욕장 상인회연합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이 큰 상황에서 용궁구름다리가 개장해 그나마 손님 발길이 유지됐다. 그러나 유료화 이후 개장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는 무료화로 당장의 이익보다 집객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집중한다. 2017년 ‘콰이강의 다리 스카이워크’를 개장한 경남 창원시는 스카이워크 개통 전 원가 산정 용역을 통해 경제성을 분석했더니 입장료를 받으면 방문객이 급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창원시는 이를 근거로 무료화를 결정했고, 개장 후 4년 만에 누적 방문객 200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서구는 열악한 재정 탓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용궁구름다리의 인건비와 유지보수비 등을 감당하려면 입장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서구 관계자는 “무료화해야 방문객이 많이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개통식 효과와 여름이라는 계절 특수성으로 방문객이 많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