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체 “폐기물 급증… 처리 역부족
- 시행규칙 맞춰 시설 늘릴 방침”
- 지역민 “민원에 기름 붓기” 반발
- 기장군 적극 행정으로 중재 필요
- 일각선 “외곽 군유지 활용” 주장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에 있는 의료폐기물 소각업체가 소각용량 증설 추진에 박차를 가하자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업체는 법적 요건을 갖췄으며 안전과 민원 감소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어서 관할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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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부산 기장군 정관읍 윗골공원에서 정관 주민이 의료폐기물 소각업체 NC메디의 용량 증설에 반대하며 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
정관신도시 주민 20여 명은 23일 윗골공원에서 NC메디의 소각용량 증설에 반대하는 첫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악취 등 민원이 많은데 소각용량을 5배가량 늘리면 주민 피해가 더욱 커진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는 현재 하루 소각용량을 9.8t에서 49.9t으로 늘리기 위한 행정 절차(국제신문 지난 20일 자 6면 보도)를 밟고 있다.
업체 측은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규칙상 의료폐기물 소각업체는 시간당 처분 능력 1t 이상의 소각시설을 갖춰야 한다. 시행규칙 이전인 2005년 허가받은 이 업체는 시간당 처분 능력이 400㎏에 그친다. 이에 시간당 처분 능력을 2t에 맞춰 부산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은 부산에서 모두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업체는 약 30%만 담당하며 나머지는 경주나 고령 등의 업체에서 처리 중이다.
NC메디는 의료폐기물이 늘어나는 만큼 시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증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5년 부산에서 발생한 의료폐기물 양은 월 기준 약 300t이었으나 2019년 약 1600t으로 급증했다. 이 업체가 지난달 소각한 양은 304t으로 2005년 당시 부산 전체 양보다 많아졌다. NC메디 관계자는 “의료폐기물은 환경 오염과 인체 감염 우려가 존재해 원거리로 이동해 처리할 경우 이동 과정에서 위험 노출 가능성이 커지므로 관내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은 관내에서 처리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처리하는 용량이 많아질수록 배출가스 허용 기준치가 낮아지고 정기 검사 기준도 강화돼 안전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이 의료폐기물 운반 거리를 최소화해 감염 위험을 줄이고자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제출해 현재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악취 등 이유로 전국 곳곳에서 소각업체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 민간 업체는 함안군 군북면 일대에 소각시설을 추진하다 결국 지난 10일 사업계획을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고질적 민원인 이 문제를 두고 관할 지자체가 적극적인 행정력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시의회 구경민(기장군 2) 의원은 “현실적으로 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인 데다 관외 이전도 불가능하다”며 “기장군이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외곽의 군유지를 활용하는 등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