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가 대기 오염 방지를 위해 레미콘 공장 건축 허가를 반려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이로써 앞으로 비산먼지 등 환경 유해 물질이 만들어지는 공장의 지역 공단 진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사하구청. 국제신문 DB

21일 사하구 등에 따르면 대법원 특별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레미콘 업체 A 사가 구를 상대로 제기한 레미콘 공장 신축 신고 불허 처분 취소 소송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A 사는 2020년 4월부터 신평장림산업공단에 레미콘 공장을 짓겠다고 사하구에 세 차례 신축 계획을 신고했다. 그러나 사하구는 공단에 이미 6개의 레미콘 업체가 밀집해 주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A 사의 건축 신고를 모두 불허했다. 구의회는 당시 레미콘 공장 신규 입주를 막기 위해 구민 5만 명 서명운동을 추진(국제신문 2020년 9월 10일 자 8면 등 보도)했다.

A 사는 대기 오염을 이유로 사하구 장림동에 레미콘 건축 신고(공작물 축조 신고 포함)를 막는 것은 부당하다며 불허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쟁점인 ‘대기 오염’ 여부를 두고 1심과 2심 재판부의 판단은 엇갈렸다.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레미콘 공장이 캡슐형이라 미세먼지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A 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2심 재판부는 대기 오염 가능성을 높게 봤다. 공장 운영 과정에서 밀폐되지 않은 공간이 있는 데다, 대형차량 진·출입시 비산먼지 등이 발생하는 점을 꼽았다. 장림동 일대의 열악한 대기환경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공장이 설립되면 대기가 더욱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향후 사하구 공단에 환경유해업체가 들어오는 것 역시 상당 부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사하구의회 유동철(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판결로 레미콘공장 건축을 반대하는 구민 5만 서명 운동이 결실을 맺었다. 레미콘공장, 폐기물 소각장 등 환경유해업체 확장 및 진입을 막는 근거도 마련됐다. 미세먼지 저감 등 대기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