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32대 누적 승객 1만6485명
- 편리하고 저렴해 이용률 높지만
- 운영사 “한 달 적자 2000만 원”
- 방역비용·사납금 부담 등 호소

- 최근 확진자 급증에 이용 늘면서
- “예약 안돼” “손님 가리나” 불만도
- 市 “내달 중순 운영비 지원 방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출범 1년을 맞은 부산의 방역택시를 두고 22일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방역택시를 운행하는 업체는 적자 탓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부산시는 부랴부랴 운영비 지원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용객 사이에서는 “친절하다” “예약이 어렵다” 등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오후 부산역 앞 광장에서 해외입국자를 수송하는 방역택시인 토마토택시 관계자가 차량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매달 적자에 “그만두고 싶다”

시는 지난해 2월 22일부터 전국 최초로 방역택시를 운영 중이다. 토마토택시를 운행하는 보은산업이 방역택시 운영을 맡았고, 현재 32대를 운행 중이다. 방역택시 요금은 일반 왕복 요금(주거지↔보건소 등)에 방역비 1만 원을 추가해 받고 있다. 이용자가 보건소 등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동안 요금을 추가로 부담하지 않는다.

방역택시가 출범 1년을 맞았지만, 운행 업체는 매월 늘어나는 적자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방역택시 특성상 승객을 한번 태우고 나면 영도구의 본사나 부산역 임시사무소 등에서 자체 방역을 해야 한다. 택시기사의 방역복 마스크 소독액 등만 따지더라도 한 번 운행한 뒤 1만7000원의 방역비가 든다. 보은산업은 시와 협의해 방역비로 1만 원만 요금에 추가하기로 했지만, 손님을 태울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다.

게다가 해외입국자 등을 태우기 위해 부산역에 임시사무소를 마련했는데, 이곳에서 택시 방역과 배차 등을 위해 별도로 고용한 직원 4명(주야간 2명씩 근무)의 인건비만 매월 1000만 원가량 지급한다. 여기에 방역택시 기사들이 매일 내야 하는 사납금(약 13만 원)도 회사가 감당하고 있다. 승객을 태운 뒤 차량 방역 등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 다른 승객을 태울 수 없다. 공차 시간이 긴 만큼 사납금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업체가 이를 보조해주고 있다. 이렇게 따지면 한 달 적자가 총 2000만 원가량 된다고 주장했다.

보은산업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도 우리는 저렴한 수준”이라며 “매월 적자가 쌓이는데 방역택시를 누가 운영하려고 하겠느냐.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고 하소연했다.

부산의 방역택시는 서울과 비교해 저렴한 수준이다. 서울시는 이동 거리와 시간에 따라 방역택시 요금을 매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 강서구까지 50㎞ 이내 거리면 중형택시 기준 6만5000원을 받고, 송파·강동구 등 80㎞ 이내는 9만 원까지 요금을 받는다. 또 주거지와 보건소 간 이동 시간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데, 중형택시 기준 30분 이내면 1만5000원, 30분~1시간이면 3만 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두세 시간에는 6만 원까지 요금을 받는다. 승객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동안 방역택시를 대기하도록 요청하면 시간에 따라 요금이 더 오르는 구조다.

부산시는 운영비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석규열 택시운수과장은 “방역택시 지원 계획이 있고, 어떻게 예산 확보를 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는 운영비 지원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용객 평가는 엇갈려

시는 지난달 30일까지 방역택시 누적 이용객은 1만648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자, 재택치료 환자, 생활치료센터 입·출소자, 해외입국자 등이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연일 신규 확진자가 폭증해 방역택시를 더 잡기 어렵다. 이에 ‘예약 자체가 어렵다’는 이용 후기들이 적지 않다. 한 시민은 “예약이 잘 안돼 차량을 늘리지 않고서는 방역택시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손님을 골라서 태운다’는 불만 사항도 접수되고 있다. 이달 해운대구 반여4동에서 확진된 한 주민은 밀접 접촉자인 아들의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방역택시를 불렀다. 애초 가까운 동래구보건소로 가려 했는데 해운대구보건소로 가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구에 민원을 제기했다. 해운대구 담당자가 업체 측에 문의한 결과 금정구보건소는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현재 방역택시는 주거지 관할 보건소 등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되는데, 가까운 거리는 안 되고 먼 거리만 받는 등 업체 입맛대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친절한 방역택시 기사 덕분에 편하게 이용했다’ ‘돈 욕심보다 불편한 사람을 위해 손해 보며 운영하는 것 같다’ ‘해외입국자라 걱정했는데 친절하게 안내해줘서 정말 감사했다’ ‘기사 덕분에 빨리 코로나19 검사를 마칠 수 있었다’ 등의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이용 후기가 더 많다. 한 시민은 “기사님의 안전운전은 기본이고, 정말 친절하게 보건소 선별진료소 순서 등을 안내해줘 감사하다”며 “보유 차량이 적어서 다른 분들이 쉽게 이용할 수 없는 게 안타깝다”고 이용 후기를 남겼다.

보은산업 관계자는 “승객을 태운 뒤 차량 소독 등을 해야 해서 부득이하게 자주 태우지 못한다. 절대 승객을 골라 태우지 않는다. 코로나19 검사 시간이 길어지면 다음 승객을 태우지 못할 수 있어 운행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보건소로 안내하다 보니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