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인평원)이 산하 기관인 부산청년센터를 대상으로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는 인사 이동을 실시해 청년 정책 컨트롤타워가 흔들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 내 자리한 부산청년센터. 국제신문 DB

인평원은 신뢰경영부 소속 부원 S 씨를 신임 청년센터장으로 발령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센터장은 기술직으로 입사해 ▷정보자료센터 운영(홈페이지·시민대학·정보보안 등) ▷평생교육정보망 운영 ▷전자결재 ▷회계시스템 운영 등 주로 전산직 업무를 담당했다.

인평원 소속 미래청년지원단이 담당하는 청년센터는 2021년 중구 남포동에 문을 열었다. 청년 사업 시행은 물론 의제·정책 발굴을 맡아 부산시와 함께 청년 정책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다. 청년 문제에 대한 이해 경험 등 전문성이 요구돼 개소 당시 인평원 외부 인사인 엄창환 전국청년정책 네트워크 대표를 임기직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12월 엄 대표 임기 종료 후 인평원 내부 부서 미래청년지원단을 이끌어온 박종민 센터장이 자리를 물려받았다.

하지만 고작 3개월 만에 청년 관련 업무와 거리가 먼 전산 업무를 맡던 이가 센터장으로 교체됐다. 센터장뿐만 아니라 청년센터 내 3개 부서 팀장 중 외부 채용 중인 정책지원팀을 제외한 활동지원·운영팀장도 3개월 만에 바뀌었다. 신임 팀장들 역시 미래청년단 소속이던 이전 팀장들과 비교해 청년 관련 업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신뢰경영부에 소속돼 있었다.

이번 인사로 청년센터의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내부에서부터 수긍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직무 연관성이 떨어져 지역 청년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란 걱정이 있어서다.

실제로 청년들은 이미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한 청년단체 대표는 “청년 정책은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필수다. 평생교육 중심인 인평원 내에서도 그나마 앞선 직원들이 지식과 경험이 있는 편이었기에 센터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평원이 원활하게 청년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이달 관련 조례 발의를 준비 중이던 부산시의회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터져 나온다.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노기섭 의원은 “청년센터는 전문성 향상을 위해 민간위탁 전환까지 고려되는 기관이다. 앞선 직원들이 업무 파악을 끝낸 뒤 향후 로드맵을 그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인사가 단행되니 센터가 제 역할을 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평원 측은 업무 다양성 향상 측면에서 단행된 인사라는 입장이다. 인평원 기획경영실 관계자는 “한 직무만 오래 하는 것이 아니라 두루 경험해야 내부 역량이 강화된다”며 “청년센터장은 실무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를 관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부적절한 인사는 아니라고 본다”고 해명했다.

부산시는 인사권자가 아니어서 관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청년희망정책과 관계자는 “인사권자가 결정한 내부 인사다. 다만 내외부적 우려를 고려해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상태”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