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재직 때 금융계 인사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오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유죄가 확정됐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국제신문 DB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31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부시장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 정책국장과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일하던 2010년 8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투자업체나 신용정보, 채권주심업체 대표 등 4명에게 직무와 관련해 4700여만 원의 금품 등을 받고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아왔다. 유 전 부시장은 이들에게 자신이 쓴 책 100권을 구매하라고 요구해 책값을 받거나, 오피스텔 사용대금과 항공권 구매대금 등을 대신 내게 한 혐의도 받았다. 유 전 부시장은 2019년 12월 뇌물수수와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유 전 부시장은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3년 및 벌금 9000만 원과 추징금 4221만 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금융위원회 공무원인 피고인이 금융위원회가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회사를 운영했던 이 사건 공여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판시했다.

2심에서는 형량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으로 줄었다. 벌금도 9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추징금은 2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책 구매대금 등을 뇌물로 볼 수 없다고 보고 뇌물 인정 액수를 2000여만 원으로 줄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중 상당 부분을 피고인이 먼저 제안해 이뤄진 점 등은 불리하다”면서도 “직무관련성이나 뇌물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불분명한 부분도 있고 범행으로 제공받은 재산상 이익 가운데 실제 보유하거나 향유한 부분은 훨씬 적다”고 판단했다.

이날 대법원 역시 “원심이 뇌물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유 전 부시장의 비리는 2018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은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무마해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