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불어교육과와 독어교육과가 통폐합 조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사자인 불어교육과는 “학교의 일방적인 통폐합”이라며 극렬히 반대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온도차를 보인다.

지난 1일 부산대는 사범대인 독어교육과와 불어교육과를 인문대 독어독문학과와 불어불문학과로 각각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대는 지난달 31일 관련 설명회를 열고 재학생에게 구조 재편 방안을 설명했다. 이날 설명에 따르면 두 학과는 2024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지 않는다. 부산대 장덕현 기획처장은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4차 산업혁명 등 시대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학과 통폐합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학과 통폐합 조치를 두고 학내 구성원 사이에는 온도 차가 존재한다. 불어교육과는 지난 31일 열린 설명회에 신입생 재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인 현직 불어 교사까지 참석해 학과 통폐합 조치를 비판했다. 불어교육학과 재학생 A 씨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온다고 해서 모두가 이공계 진로를 가질 필요는 없다. 불어를 사랑하고 교사가 되고 싶은 이들이 모인 학과를 제4차 산업 혁명을 이유로 통폐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부산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학과 통폐합 발표를 두고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독일어와 불어 중등교원이 채용된 사례는 한 차례도 없어 통폐합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지적이다. 부산대 재학생 B 씨는 “공대 전공과목만 봐도 겹치는 게 꽤 많은데 쓸데없이 분리된 경우가 많다. 각 과마다 따로 전공 교수와 강사가 있는 건 인력낭비 같다”며 통폐합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다른 재학생 C 씨는 “일부 학과는 티오도 없고 수요도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본다. 그래도 그 과에 다니는 학생은 속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31일 부산대 독어교육학과 불어교육학과 통폐합에 대한 설명회가 끝나고 한 학생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