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기장 일대 등 곳곳 정체
- 동해선 승객도 전주 대비 71%↑
- 사전예약 종료 땐 더 막힐 전망
- 송정 주민 “교통지옥” 분노 폭발
- 롯데, 버스승객 할인 대책 내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개장한 뒤 첫 주말과 휴일 인근 일부 도로가 마비됐다.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은 도로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교통체증을 질책했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이 개장한 뒤 첫 주말인 지난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해선 송정역 앞 해운대로가 많은 차량으로 정체돼 있다. 이원준 기자

지난 2일 오전 10시부터 부산 해운대로 송정어귀삼거리 인근이 기장군 방면으로 가는 차량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이후 한동안 해운대로는 원활한 소통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 동해고속도로부터 막히기 시작했다. 동해고속도로 해운대터널에서 해운대 방면으로 넘어가는 길이 정체됐다. 이 정체는 해운대 송정톨게이트까지 이어졌다.

고속도로의 정체가 시작되자 차들이 국도로 몰렸다. 1시간 뒤 해운대로 송정삼거리~송정1호교에서도 해운대 방면으로 가는 차량이 몰려 교통이 마비되는 현상을 보였다. 해운대로 송정터널~송정어귀삼거리~송정삼거리는 비교적 원활한 교통 흐름을 보였지만, 해운대 그린시티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다시 정체 현상을 반복했다.

3일도 마찬가지 모습이었다. 이날 취재진은 오후 4시40분 롯데월드에서 송정어귀삼거리까지 약 2㎞ 구간을 직접 승용차로 운전하며 교통 상황을 살폈다. 차는 신호가 바뀔 때도 꿈쩍하지 않고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때가 많았다. 승용차는 오후 5시 정각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2㎞를 20분 만에 간 셈이다.

그나마 대중교통인 동해선 오시리아역은 사정이 조금 더 나았다. 오후 4시 전후로 오시리아역에 열차가 설 때마다 100~150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스크린도어가 없어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설 때는 불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지난 2일 오시리아역을 찾은 승객은 7233명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인 지난달 26일 4225명보다 71.2% 늘었다.

오시리아 일대의 교통 체증은 오는 11일 매일 6000명만 입장할 수 있는 사전예약제가 끝나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은 도로 곳곳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를 질타하면서 교통 대책을 촉구했다. 현수막에는 ‘교통지옥에 지옥을 더하는 테마공원 부산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송정주민 무시한 테마파크 개장 연기하라’ ‘기장군만 눈치 보는 테마공원 송정은 우습나’ ‘대책 없는 교통 현실 부산시는 각성하라’ ‘교통 먹통 테마공원 숨 막히는 송정주민’ 등의 내용을 담았다.

김복천(69)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은 “송정으로 들어오는 차가 많아 주말이면 도로 곳곳이 주차장으로 변한다. 이대로 가면 해운대 그린시티도 곧 난리 날 것”이라며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한 터널과 도시철도 등을 조속히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측도 사전예약제(10일까지 6000명만 입장)가 끝나는 11일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면 이용권의 15%를 할인해주는 대책을 내놓았다. 동해선 오시리아역이나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본인 인증샷을 찍어오면 현장 매표소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시 경찰 부산도시공사 등과 함께 원팀으로 교통난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