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초단체장의 업무추진비에서 나가는 소속 직원 경조사비가 한해 3100만여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으로 지급하는 경조사비가 단체명이 아닌 단체장 명의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업무추진비 내역.

5일 국제신문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1년간 기장군을 제외하고 15개 구에서 집행된 단체장 업무추진비 내역을 살펴본 결과 직원 경조사비 지급 횟수가 총 627건(3150만 원)으로 확인됐다. 평균 42건(210만 원)이며 많게는 61건(305만 원), 적게는 32건(160만 원)을 집행했다. 모두 단체장 명의로 1인당 5만 원씩 현금으로 지급했다.

이와 관련해 경조사비를 세금으로 해결하는 것이 구식 관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후 단체장이 직원에게 경조사비를 되돌려 받으면 공금을 내고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는 단체장 사비로 많은 수의 직원 경조사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행정안전부의 지자체 업무추진비 집행규칙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규칙에 따르면 단체장, 부구청장은 1인당 5만 원까지 경조사비를 쓸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주장처럼 사비로 감당이 불가하고 모든 직원에게 지급되는 것이라면 복지 차원으로 취급해 업무추진비가 아닌 다른 항목에서 취급하거나 단체장명 대신 단체명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이 같은 논란에 기장군은 단체장 업무추진비로 경조사비를 집행하지 않는다. 영화의전당 부산도시공사 등 일부 시 산하 기관도 단체명으로 된 화환을 보낸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강성국 활동가는 “기관장 이름으로 경조사비를 지출하면 개인 영향력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현금 지출 역시 용처 확인이 불분명하다”며 “전반적으로 업무추진비에서 경조사비가 나가는 관행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구 관계자는 “경조사비는 업무추진비 중에서도 원활한 조직관리를 위한 기관운영추진비에 속하는데 이 같은 차원에서 지급되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