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 후 아이들 경제·금융 관심↑
- 행동 강화 도구로 돈 사용은 금물

동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송수초 옥효진 교사로부터 올해 4년 차를 맞은 활동에 대한 소감과 변화를 들어봤다.

-교실 내 경제 및 금융 교육을 한다고 하면 선생님의 경제지식이 상당할 것으로 추측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 어떤가.

송수초 옥효진 교사가 학급 내 경제교육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흔히 경제 쪽으로는 정통할 것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사실 경제·금융교육을 시작한 계기가 제가 금융지식이 없이 어른이 됐기 때문이다. 살아가며 부족한 금융지식으로 힘든 일이 많았고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자라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물론 아이들에게 경제 내용을 가르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경제 관련 공부를 계속 하고 있다.

-2019년부터 교실 내 금융교육을 시작해 올해 4년차를 맞았다. 그간 시스템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나?

▶해가 거듭될수록 게임이 업데이트 되듯 교육 내용이나 방법을 추가하거나 수정하고 있다. 가장 먼저 물가 상승에 대한 부분이 반영됐다. 교실 내 통화량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고려해 교실 내 다양한 물건의 가격도 점점 상승하게 설정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없었던 보험 관련 내용이 추가됐고 부동산 청약이 도입됐다.

-1년간 금융교육 후 아이들은 어떻게 변화했나? 아이들의 경제지식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

▶우선 가장 크게 느껴지는 점은 아이들이 경제와 금융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거다. 저와 함께 공부하기 전에는 경제의 ‘ㄱ’도 몰랐던 아이들이 실생활과 관련된 경제 금융용어들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관심이 생기다 보니 관련된 책이나 영상을 찾아보는 아이들도 생겨났다. 실제로 부모님과 함께 주식투자를 하는 아이들도 있더라.

-교실에서 직업에 대한 임금 책정, 화폐 등 국가를 축소해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가정에서 교육할 때 주의하거나 신경써야 할 부분은?

▶교실 속 경제활동 모습과 실제 사회의 경제활동이 많이 닮아있긴 하지만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 규모 차이도 있고 교육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 공부를 하는 목표가 ‘돈에 대해서 배우고 스스로 돈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교사나 부모가 자칫 잘못된 방법으로 교육을 하면 아이들은 ‘돈이 최고다. 돈이면 다 된다’와 같은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특히 가정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강화시키는 도구로 ‘돈’을 사용하게 되면 아이들은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돈’으로 볼 수 있다. 돈을 ‘칭찬의 도구’나 ‘벌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른 경제교육은 어떤 게 있을까?

▶스스로 돈을 다뤄보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상의 화폐를 만들어 운영하지 않더라도 실제 돈으로 자율성과 함께 책임을 지도록 교육해야 한다. 축구시합을 나가기 전에 공도 만져보지 못한 채 내보내진 않는다. 우리 아이들도 스스로 돈이라는 공을 만져보며 익숙해진 다음에 시합에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성공만 해야하는 건 아니다. 실패하며 스스로 돈 관리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경제동화 ‘세금 내는 아이들’에 이어 최근 신간을 낸 걸로 알고 있다. 추후 어떤 활동을 계획하시는지 궁금하다.

▶올해는 같은 학년 옆반 여러 선생님들이 ‘세금 내는 아이들’을 운영하기로 해서 나라와 나라 간 경제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한 나라 안에서 펼쳐지는 개인의 금융생활을 넘어서 무역이나 국가 간 교류활동 같은 거시적인 경제 내용도 다뤄 보려 한다. 또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선생님들께 이 활동을 소개해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