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부산 등 전국의 음주율이 급감하고 있다. 부산은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음주율이 높은 ‘술고래의 도시’였지만 3년째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술 문화 변화 외에도 절주 사업 등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신문DB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지역사회건강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조사는 지역보건법에 따라 전국 255개 보건소가 지역 주민의 건강실태를 파악해 지역보건의료계획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군·구 단위의 건강통계와 지역 간 비교통계를 산출하는 조사다. 지난해에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2만9242명(부산 1만4500여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총 18개 영역에서 흡연 여부, 음주 빈도, 걷기 실천 등 163개 문항을 일대일 면접방식으로 설문 조사했다.

조사 결과 부산의 지난해 월간 음주율(최근 1년 중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적 있는 사람의 비율)은 54.3%로 2019년 61.9% 2020년 56.0%보다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술고래의 도시로 불렸던 부산은 타 시·도보다 월간 음주율 순위가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10년(2012년~2021년)간 부산은 전국 17개 시·도와 월간 음주율을 비교했을 때 5차례나 1위에 올랐다. 2019년 3위로 떨어진 뒤 2020년 8위 지난해 9위를 기록했다. 전국에서도 음주율은 줄어드는 추세다. 전국의 지난해 월간 음주율은 53.7%였는데, 2019년 59.9% 2020년 54.7%에서 줄었다.

부산 등 전국에서 음주율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술자리가 많이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일상생활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음주가 줄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0년 42.8%였는데 지난해 43.4%로 소폭 증가했다.

부산의 월간 음주율 순위가 떨어진 것에 관해서는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허목 남구보건소장은 “부산시와 일선 보건소가 건강증진을 위한 금주 사업 등을 펼치면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것”이라며 “아직도 모자란 수준인데, 공공장소 음주 금지나 야외 주류 광고 금지 등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 탓에 유통가의 주류 매출은 매년 신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역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주류매출은 최근 4년간 연평균 신장률 4%와 10%를 각각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속에서 거리두기 등으로 집에서 주류를 소비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소주나 맥주보다 와인 위스키 코냑 등 가격이 더 비싸지만, 차별화된 주류를 선호하면서 주류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