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민의 주차장 이용 불만족도가 부산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민 2명 중 1명은 주차장 이용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물리적 한계가 있는 주차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구 용두산공영주차장에 차량이 가득 차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21일 부산시가 최근 발표한 ‘2021년 부산 사회조사’에 따르면 주차장 이용에 불만족한다고 밝힌 중구민은 49.9%(약간 불만족 31%, 매우 불만족 18.9%)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16개 구군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시 평균(27%)와 비교하면 22.9% 포인트 높다.

두 번째로 불만족도 수치가 높은 동구(38.2%)와 비교해도 중구는 11.7% 포인트 가량 높다. 상대적으로 주차장 이용 만족도가 높은 기장군(13.9%), 강서구(10.6%)와 비교하면 중구의 수치는 더욱 도드라진다.

중구민은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구의 한 청년회장은 “영주동 보수동 등 중구 주거지역은 주차 공간 자체가 부족하다. 월주차를 신청해도 탈락하는 이가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중구민 A 씨는 “만연한 불법 노상 주차로 가뜩이나 좁고 경사가 높은 길이 더 불편해졌다. 시야 방해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오는 등 위험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거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불편을 호소한다. 남포동을 방문한 관광객 B씨는 “주차하기 불편하고, 주차비도 너무 비싸다. 두 시간 동안 있었는데 1만 원을 주차비로 냈다”며 “주차가 불편해 남포동은 잘 가지 않게 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주차 문제의 원인으로 중구 환경 특성을 꼽았다. 그리고 주차문제를 풀기 위해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아대 김회경(도시공학과) 교수는 “중구는 산복도로가 많다 보니 도로가 좁고 경사가 급하다. 물리적으로 주차장을 구축하기 힘든 환경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 때문에 건물옥상을 주차장으로 쓰는 독특한 형태가 만들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정헌영(도시공학과) 교수는 “중구의 많은 빈집들을 주차장으로 유치하거나 파킹 쉐어링 등의 정책을 이용해야 한다. 공간활용정책을 이용해 주차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