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방침에 자영업자 사이에선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정작 가게 운영에는 지장이 있다는 한탄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음에도 정작 함께 일할 직원들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1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구인·구직사이트에 올라온 부산 지역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확인해보니 올해 최저임금인 9160원을 뛰어넘는 공고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최저임금으로 올라온 공고 중에서는 일주일 넘게 모집 공고물이 남아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덩달아 구인구직사이트에 게재되는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 수도 증가하고 있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올해 3월 아르바이트 공고 수는 2020년 3월과 비교해 216.7% 증가했다.

구인 공고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사람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며 입 모아 말했다. 강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9)씨는 “거리두기 완화추세에 맞춰 3개월 전부터 미리 대비했지만 알바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인건비로 쓸 수 있는 비용이 한계가 있으니 최저임금 이상 임금을 인상하긴 힘들어서 구해질 때까지 급한 대로 가족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두렬(31) 씨 역시 “일주일 넘게 구인 공고를 올렸는데 연락 온 사람은 단 한 명 뿐인데 그마저도 시간이 안 맞아 성사가 안됐다. 당분간 공고를 계속 올려둘 예정”이라고 했다.

구인난에 기본시급을 초과하는 액수를 제시해도 구인난은 마찬가지였다. 21일 당근마켓 구인글에는 1만1000원에서 시작하는 구인글이 다수였다. 한 게시물은 1만3000원까지 시급을 표기했다. 구인글을 올린 성모(43) 씨는 “시급이 1만3000원이지만 3일 넘게 전화 한통 안 왔다. 우리 가게뿐 아니라 주변 대부분 가게가 올해 초부터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구인난에 대한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일이 힘든 식당과 맥줏집 등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한가지 이유로 꼽힌다. 대학생 김민주(25) 씨는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아무래도 구인공고가 오래 떠 있는 곳은 피한다. 주로 일이 힘든 식당, 술집이 많다”며 “구인공고가 많아 선택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주변을 봐도 일이 힘들면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다 ”고 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긱 노동자(gig worker)로 이동하는 움직임 역시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긱 노동자는 필요에 따라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본인이 근로 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임금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은 장점이 있어 젊은층들이 선호한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통계청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주당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늘어난 반면, 긱 노동자로 대표되는 17시간 미만 초단기 일자리는 7.4%나 증가했다.

동아대 정남기(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들의 구인난은 산업구조 변화로 플랫폼 쪽으로 일자리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게 한가지 요인으로 꼽힌다. 자영업자들이 맞닥뜨린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처우 개선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