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지역에 화장장이 없어 ‘원정 화장’에 나선 주민 불만이 높아지자 지자체들이 잇따라 화장 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양산시청 전경. 양산시 제공

안종학 양산시 문화복지국장은 21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하고 “다음 달부터 시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산시는 이와 관련 다음 달 1일 시 종합장사시설 설치 추진 조례안과 설치지역 주민지원기금 설치·운용 조례안을 입법 예고한다. 양산시는 이들 조례안이 통과되면 올 하반기 중 장사 관련 전문가와 주민 대표 등 20명 내외의 종합장사시설 설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 이 추진위는 장사시설 위치와 규모, 설치지역 지원 등 전반적인 사항을 심의해 결정한다.

종합장사시설에는 최첨단시설의 화장장과 봉안당 자연장지 등이 설치된다. 종합장사시설은 주민 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대상 지역에는 각종 지원사업과 지원 기금을 통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앞서 양산시는 2005년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다 건립 예정지 주민의 극심한 반대로 포기한 전력이 있다. 또 지난해 5월 시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화장장 건립에 찬성하면서도 41%는 거주지역 인근 설치에 반대하는 등 위치 선정이 큰 걸림돌이 되는 점을 고려했다.

양산시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장 수요가 늘면서 시민의 화장장 이용 불편이 심각하고, 주민도 지난해 11월 시의 읍·면·동 순회 간담회에서 잇따라 화장장 건립을 요구해 종합장사시설 건립에 나섰다. 양산에는 화장장이 없이 시민은 부산이나 울산, 심지어 서부 경남의 진주 등 다른 지역 시설을 이용한다. 그런데 화장장 소재지 주민에게 우선 이용권이 주어져 양산 시민은 2~3일 기다리기 일쑤다. 현지 주민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사용료를 내는 이중고도 겪는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선진 장사시설 견학과 주민 간담회 등을 통해 투명하게 추진하고, 공원화 사업을 통해 혐오시설이 아닌 멋진 만남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거제시도 공설 화장장 건립에 나선다. 화장 시설이 없어 인근 통영시나 고성군 등을 찾는 ‘원정 화장’에 따른 불편이 크고, 시민 부담도 커져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원정 화장’을 하면 지역민보다 5~10배 많은 사용료를 낸다.

거제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통영 화장장은 올해 새 화장장을 준공하면서 대대적으로 요금을 인상했다. 통영시민은 10만 원만 내면 되지만, 거제시민은 80만 원을 내야 한다. 지역 외 이용자 비용이 45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배 가까이 올랐다. 이에 거제시는 오는 9월 ‘거제시 공설 화장장 설치 타당성 용역’에 착수한다. 용역 결과에 따라 화장장 건립 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지를 공모한다. 건립 목표는 2027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