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기조와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평생교육 개념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부산시와 시교육청의 협력체계가 더욱 유기적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방분권 시대를 앞두고 지역이 배움터가 되는 등 지역사회 전체가 교육에 함께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부산시 시교육청 등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와 시교육청 간 공식적인 협업체계는 시장과 시교육감이 참석하는 교육행정협의회로, 매년 두 차례 열린다. 교육행정협의회 담당 부산시 부서는 청년산학창업국 교육협력과다. 시 교육협력과는 지자체 법정전출금 무상급식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나 범위가 제한적이고 규모도 작다. 이 외에 2030엑스포 유치 등 별도 이슈가 생기면 해당 부서가 협업위원회 등의 형태로 협력한다.

이렇다 보니 마을돌봄협의회 등 지자체와 교육청 간 협력관계가 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마을돌봄협의회는 2019년 시와 시교육청, 전문가 등으로 위원 위촉 후 한 차례 전문가회의를 개최한 뒤 2년이 넘도록 별다른 활동이 없는 상태다. 이 협의회는 지자체(정부아이돌보미·다함께돌봄센터 등)와 교육청(초등돌봄교실·우리동네자람터 등), 이원화 체계로 발생하는 아동 돌봄 사각지대 문제를 해소하고 지역과 마을 중심으로 실효성 높은 돌봄 체계를 갖추기 위해 구성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이에 따른 학교 내 대면·비대면수업 혼용 등으로 돌봄 수요가 급증했던 지난해까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개점휴업’ 상태다. 이에 대해 부산시 아동청소년과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과 업무 분담 문제로 회의 개최 등 마을돌봄협의회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업무 담당 팀이 확정돼 관련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복교육지구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약을 맺고 지역교육공동체를 구축해 학교 혁신과 지역동반성장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부산도 16개 구·군 중 11곳이 참여할 정도로 활발하게 운영된다. 서울이나 경기는 교육청과 광역시·도, 기초지자체가 동률로 예산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부산시는 별도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다.

김안선 부산진구 마을교육공동체 ‘산아래마을학교’ 전 이사장은 “이제는 지자체와 교육청, 지역사회가 함께 ‘지역 시민’을 키워야 한다”며 “구군의 참여도와 관심도가 높고 예산을 지원하지만 아무래도 구별로 편차가 발생한다. 부산시가 예산 지원 등에 적극 나선다면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새정부가 유보통합, 초등전일제 및 돌봄 확대, 교육 권한의 지방 이양 등을 추진할 예정인 만큼 더욱 협력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평생교육국 아래 교육 관련 업무조직이 일원화돼 있다. 가까운 경남도도 이미 2019년 10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하나로 통합해 지역 교육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통합교육추진단을 출범시켰다. 협업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육청 전문직(장학관장학사) 등 5명이 파견돼 근무 중이다. 담당업무도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돌봄, 학교공간혁신, 작은학교살리기, 미래교육 모델학교 등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 부산대 김정섭 교육학과 교수는 “평생교육이 필수인 지금,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전 세대가 함께 소통하고 배우고 활동할 수 체계와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