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 전국에서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일부 시민은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여전히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 실내·외 기준이 달라지면서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시민 혼란도 가중됐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 2일 부산 동래구 온샘초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내린 채 모래성 쌓기 등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

2일 오전 8시 부산 금정구청 앞. 출근길의 직징인과 등굣길의 학생 가운데 중 마스크를 벗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10명 중 1,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직장인 이모(33) 씨는 “아직 마스크를 벗기가 좀 조심스럽다”며 “어차피 곧 버스를 타면 또 마스크를 껴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구남로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서울에서 부산을 방문한 김모(여·23) 씨는 “마스크를 끼면 답답하기는 해도 여행 다닐 때 건강을 조심해야 하는 만큼 마스크를 여러 장 챙겨왔다”고 말했다.

생애 첫 ‘노 마스크’가 아직 어려운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월 태어난 A 양은 태어난 뒤 아직 마스크를 벗고 외출한 적이 없다. A 양의 부모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안 껴도 되지만 혹시나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불안한 마음에 아이의 마스크를 벗길 마음이 없다”며 “야외에서 사람이 없을 때만 잠시 마스크를 벗겼다가 다시 끼워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외출할 때마다 아기가 마스크를 먼저 짚는 게 안타깝긴 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동래구의 한 야외 세차장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세차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세차 중이던 김모(45) 씨는 “그동안 답답했던 마스크를 벗고 야외 활동을 할 수 있어 좋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세차할 때 마스크를 끼면 덥고 불편했는데 이제는 편하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시청사 인근 식당가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직장인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40대 B 씨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안 껴도 된다니 야외 있을 땐 마스크를 내렸다”며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실내·외에서 달라지면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혼란도 발생했다. 이날 50대 C 씨는 출근길에 마스크를 벗은 채 회사 건물로 들어와 주변의 따가운 질책을 들었다. C 씨는 엘리베이터 등 밀폐된 공간에서만 마스크를 끼는 것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 C 씨는 “야외에서는 답답하니까 당연히 벗었다며 “실내도 건물 로비 같은 곳은 공간이 넓으니 벗으면 되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따졌다.

방역당국은 모든 실내에서는 아직 마스크 착용을 의무로 정하고 있고, 실외도 50인 이상이 모이는 공연·스포츠경기장, 집회 장소, 행사장 등에서는 마스크를 끼도록 하고 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에서도 학교 운동장 등 교내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다만 오는 22일까지 체험학습이나 수학여행을 갈 때는 야외라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로 정했고, 이후부터 이를 해제한다.

이외 부산도시철도 일부 역사 중 야외 승강장이 마련된 곳에서도 마스크를 껴야 하는지 벗어야 하는지 모르는 시민이 속출했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장전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개찰구에서는 당연히 마스크를 껴야 할 것 같은데, 승강장은 또 옆 공간이 트여 있어 헷갈린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사방이 막힌 곳은 실내라고 보지만, 4면 중 2면 이상이 열려 있으면 실외로 간주하고 있다. 승강장이 야외에 마련돼 지하철이 오가는 통로가 밖과 연결된 곳은 실외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부산 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는 1839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0시 기준 경남과 울산에서는 각각 1185명 411명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는 2만84명이 확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