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포동 살인사건(국제신문 지난해 11월 8일 자 8면 등 보도)의 범인에게 징역 15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폭행·살인 관련 이미지. 국제신문CG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혁 부장판사)는 13일 살인 혐의 등으로 A(50대)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5일 오후 6시30분께 부산 북구 구포동 한 거리에서 지인 B 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을 보면 A 씨는 B 씨가 자신의 아내에게 마약을 제공하며 내연 관계를 맺은 것으로 의심했다. 또 자신과 지인들을 마약사범으로 수사기관에 제보해 처벌을 받게 했다고 여겼다. 빌린 돈을 갚지 않아 감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A 씨는 B 씨가 자신의 아내와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 B 씨로부터 “50만 원만 빌려 달라. 구포역 인근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받게 됐다. 이에 악감정이 폭발해 B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인근 전통시장에서 흉기를 구입한 A 씨는 B 씨를 만나자마자 그의 복부 등을 수차례 찌른 뒤 도주했다.

이밖에 A 씨는 범행 직전 자신의 집에서 필로폰을 투약하기도 했다. 범행 이후에는 마약에 취한 상태로 번호판이 없는 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A 씨는 범행 나흘 뒤인 지난해 11월 9일 밤 11시30분께 북구 화명동 골목길에서 음료수에 필로폰을 타 마시기도 했다.

재판부는 “살인에 쓰인 흉기를 미리 준비한 점, 범행 직후 도주를 계획적으로 준비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범행 당시 A 씨가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하기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자수했고, A 씨와 그의 부인은 마약 상선인 B 씨를 두려워하며 그의 말을 따르는 관계에 있었다. B 씨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