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파밭에 불법 폐기물을 매립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토건사 대표(국제신문 지난해 7월 23일 자 10면 보도)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 강서구 녹산동 한 파밭에 불법 매립된 폐주물사. 부산경찰청 제공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2-1부(김윤영 부장판사)는 폐기물관리법·골재채취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토건사 대표 A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2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A 씨와 함께 재판을 받은 환경지 기자 B 씨는 징역 1년 6개월에서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 원으로 감경됐다.

A 씨는 지난해 1월 부산 강서구 일대에 각 토지소유자의 의뢰를 받아 객토 공사를 진행하던 중 B 씨와 알게 됐다. 당시 B 씨는 불법 모래 채취와 관련한 제보를 받아 취재하던 중 보도 무마를 조건으로 A 씨와 결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객토 공사 현장에서 모래를 채취하고 생긴 구덩이에 사업장폐기물인 폐주물사를 관할구청과 토지소유주 몰래 매립하기로 했다. 둘은 지난해 2월 2일 오전 5시~7시30분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반출한 폐주물사 약 50ｔ을 강서구 한 파밭에 매립하는 등 그해 3월 30일까지 13회에 걸쳐 강서구 일대 농지에 약 3125ｔ의 사업장폐기물을 무단으로 파묻었다. A 씨는 객토 공사 현장에서 모래 약 975ｔ을 채취해 진해구 한 업소에 판매하는 등 33회 걸려 약 1만7100ｔ의 모래를 관할구청 허가 없이 판매해 이득을 보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B 씨가 이 사건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실행했다고 보고 그에게 더 큰 형량을 선고했다. 그러자 B 씨는 자신이 범행을 주도한 게 아닌데도 A 씨보다 무거운 형을 받은 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이 같은 B 씨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범행은 A 씨에 의해 주도적으로 관리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 씨가 A 씨를 처음 만났을 당시 그의 불법 모래 채취에 대해 언급했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그것만으로 B 씨가 A 씨를 협박해 폐주물사를 매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B 씨가 폐주물사 매립을 A 씨에게 먼저 제안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범행 동기나 경위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고, 이를 이유로 B 씨가 이 이 사건 범행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거나 지휘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