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은 올 상반기 초4·중1·고1 학생 및 교사에 총 11만6958대의 스마트기기를 보급했다. 학교 현장에서 1인 1스마트기기 활용이 이뤄지면서 수업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

지난 14일 오후 부산 수영구 망미초등학교 4학년 1반 사회시간. 20여 명의 아이들 개인 책상에는 종이로 된 사회교과서 및 활동책과 함께 스마트기기가 한 대씩 놓여 있었다.

담임 선생님이 전자칠판에 ‘우리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알아보자’라는 과제와 함께 예시를 보여주자 아이들은 이내 자신의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고장 역사인물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담임 교사는 둘러보다가 조사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에게 다가가 도움을 줬다. 한정주 담임교사는 “1인 1스마트기기가 제공되면서 수업을 더욱 알차고 다채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수업시간에 일방적으로 자료를 보여주고 과제는 숙제로 내줬는데 지금은 숙제로 낼 필요 없이 수업시간에 관련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수영구 망미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수업을 듣고 있다. 여주연 기자

이 시각 옆 반은 미술 수업시간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은 자산이 열심히 그린 그림에다가 스마트기기를 갖다 대자 그림이 3D 입체영상으로 구현되며 살아있는 듯 움직였다. 4학년 2반 오도권 학생은 “수업이 더 재미있고 활발해진 느낌이 든다. 지난 번에는 AR(증강현실) 앱을 통해 빛의 분산을 봤는데 정말 신기했다”고 말했다.

변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수학시간에는 학생 개개인 수준과 진도에 맞춰 학습이 이뤄지고 스마트기기에 관련 기록이 그대로 남아있어 다음 수학수업 때 연결해서 학습이 가능하다. 과학시간에는 불이나 화학약품 등 위험한 실험을 굳이 할 필요 없이 관련 앱을 통해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컴퓨터실이나 과학실 등 특별실로의 이동도 없어졌다.

망미초는 지난 4월 98명의 4학년 학생들에게 전부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지급을 완료했다. 학생들은 개인 스마트기기에 자신의 번호를 적어 학년이 올라갈 때도 그대로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4학년 각 반에 가로·세로 50㎝, 높이 1ｍ 정도의 충전 및 보관함을 설치해 스마트기기를 관리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 망미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 설치된 스마트 기기 보관 및 충전함. 여주연 기자

이정아 망미초 교감은 “학생과 교사 모두 스마트기기 활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담당 교사 2명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데 우려와는 달리 현재까지 고장이나 파손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올 하반기에 나머지 학년 학생 및 교사에 2만8545대를 추가 지원해 1인 1스마트기기 지원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활용도를 놓고 논란이 됐던 학교에 이미 지급됐던 스마트기기(2만7810대)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사용토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학교 현장에서의 수업 환경 고도화와 교원의 업무 경감을 위한 지원도 추가적으로 계속 이뤄진다. 내년 3월 개통을 목표로 교육정보인프라 종합 관리시스템(가칭)을 구축 중이며 유지보수업체 직원이 학교를 찾아가는 횟수도 현재 월 1,2회에서 최대 4회로 확대해 기기 관리 및 유지보수 편의를 높인다. 이와 함께 각종 디지털기기의 내구연한 도래에 대비해 기금을 조성한다. 시교육청 미래인재교육과 관계자는 “학교에서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을 줄이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학습관리시스템과 교원 연수, 교수학습자료 개발, 찾아가는 연수 등 다양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