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후반 아라가야의 전성기의 독특한 산성 축조 방식을 보여주는 ‘함안 안곡산성’이 경남도 문화재(기념물)로 지정됐다.

함안군 안곡산성 발굴 모습.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16일 가야 문화권의 주요 성곽 유적인 함안 안곡산성을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안곡산성은 함안군 칠서면 회산리에 있는 안국산(해발 343ｍ) 정상부의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성벽을 두른 좁고 긴 형태의 테뫼식 산성으로 둘레는 1231ｍ다. 내성과 외성으로 이뤄진 복곽성(複郭城)이다.

아라가야 영역의 동쪽 끝에 자리한 안곡산성은 창녕군 남지읍과 낙동강이 북쪽으로 6㎞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잘 조망되는 곳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 산성은 아라가야가 신라 등 주변 세력의 침입을 대비해 군사적 요충지에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함안군 안국산 정상부의 안곡산성 전경. 경남도 제공

이에 2017~2018년 ‘함안군 가야 연구사업’으로 첫 학술발굴을 실시했고, 2021·2022년 두 차례의 ‘경남도 가야 문화재 조사연구 지원’을 통해 산성의 내성 구간 발굴조사와 정확한 범위 확인을 위한 측량·시굴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안곡산성은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 후반 흙과 돌로 함께 쌓아 올린 토석 혼축 산성임이 밝혀졌다. 특히 성벽 내부에서는 나무 기둥과 석축을 함께 활용해 상부의 수직 압력을 분산하고 붕괴를 방지하는 토목공법도 확인됐다. 이러한 공법은 함안 말이산고분군(사적)의 대형 봉토분에서도 확인되는데 지형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견고한 구조물을 세우기 위한 아라가야 특유의 토목기술이다.

함안 안곡산성 발굴 모습. 경남도 제공

이에 안곡산성은 고분군 축조 기술을 성곽 축조에 접목한 특별한 사례로서 고대 성곽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도문화재로 지정됐다. 박성재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함안 안곡산성의 문화재 지정은 그동안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중요 가야 성곽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역사 문화권 정비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만큼 가야 문화권의 역사 복원에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