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구가 진정한 부산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욱(55) 부산진구청장 당선인은 23일 가야동 부산진우체국 건물에 마련된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4년간 구정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당선인은 “부산진구는 지리적으로 부산의 중심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점차 원도심화 하고 있다. 도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해결되지 못한 채 묵은 숙제가 많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국책 사업 조기 완수를 약속했다.

우선 사업으로 동서고가도로 철거 및 지하화를 꼽았다. 1995년 준공된 동서고가도로(10.86km)는 도시 교통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했으나 도심 중심부 단절, 소음·분진 발생, 미관 저하를 발생시켜 부산진구 발전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6년 사상~해운대고속도로(대심도) 준공이 예정되면서 동서고가도로 중 사상분기점~진양나들목(7km)이 철거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형 사업인 만큼 절차나 심사 등이 까다로워 민자적격성 심사 통과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당선인은 2015년 부산시의회 의원으로 동서고가로 철거 공론화를 주도한 만큼 후보자 시절부터 동서고가도로 철거 주력을 다짐했다. 범천철도차량 기지 이전 후 공공부지 확보, 부전역복합환승센터 건립도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 ‘국·시비 사업은 기초단체장의 역할이 제한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당선인은 “기초단체가 직접적으로 끼어들 여지는 없지만 지역구 의원, 부산시장, 대통령 모두 같은 여당 아닌가. 이 점을 십분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김 당선인은 ▷상권 부흥 ▷어린이대공원~송상현 광장 관광벨트 조성 ▷부산 근대산업역사박물관 조성 ▷반려동물 체육시설 건립 등을 해결 과제로 내걸었다. 김 당선인은 “서면이 유동 인구 급감으로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하며 “세대별 특화 테마거리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영 주차장 확충과 리모델링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대공원에 대해서는 “현재 어린이는 없고 어른만 이용하는 공원이 됐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대규모 동·식물원 체험관을 유치하고 시민공원, 송상현광장과 연계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진구를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도 밝혔다. 국민의힘 출신 구청장이 이끌던 부산진구는 2018년 지난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출신 구청장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4년 만에 다시 국민의힘 출신이 수장을 맡게 되면서 조직·인사 운영 방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모양새다. 김 당선인은 “신바람 나는 공직문화 조성을 위해 일로 승부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직원이 신나야 열심히 예산도 확보하고 민원 해결에도 적극적이지 않겠나. 구청장과 직원의 손발이 잘 맞아야 구민에게 이롭다”며 “편 가르기나 부당한 평가로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 ‘일하는 사람’이 대우 받도록 하겠다. 또 애로사항이 있으면 적극 청취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당선인은 2010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5대 부산시의회에 입성한 후 3선했다. 7대에서는 후반기 부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진구청장직에 도전했으나 낙선한 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재도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