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도입된 부산 장애인 콜택시 ‘자비콜’이 다른 지역에 비해 장애인 부담률이 높고, 택시 수수료가 없어 장애인과 택시 기사 모두 불만이다. 장애인 단체는 자비콜 운영 10년을 맞아 장애인과 택시 기사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택시. 국제신문DB

6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에서 장애인 콜택시를 타는 이용자는 같은 거리를 타도 돈을 더 많이 내야 한다. 자비콜 장애인 부담률은 35%로 전국 1위다. 다른 특·광역시 부담률은 ▷서울 25% ▷울산 32% ▷대전 33%다. 경상남도 창원시는 지난 1일부터 1500원에 장애인 콜택시 운행을 시작했다. 울산은 부담률이 32%지만 울산 안에서는 4500원까지만 본인이 내고 나머지는 시에서 낸다. 장애인이 출퇴근 등 일상생활에서 콜택시를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게끔 문턱을 낮춘 셈이다.

택시 기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0원이다. 원래 봉사 수수료 1500원이 있었지만, 이용자 수가 늘고 택시 기본요금이 오르며 자비콜 예산이 부족해졌다. 시 관계자는 “정해진 예산 안에서 더욱 많은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자구책을 마련하다 보니, 결국 수수료를 점점 낮추다 없애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수수료를 2019년 1000원, 2020년 800원으로 낮추다가 2021년 결국 폐지했다.

다른 지자체 수수료는 지급 조건이 다양하다. 택시 기사가 자비콜을 자발적으로 받을 유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은 기본 500원이고 요금 8700원 이하 가까운 거리는 500원이 추가된다. 근거리 콜을 잡길 꺼리는 택시 기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대전은 1건당 1000원이고, 인천은 택시 운행 실적에 따라 별도의 인센티브를 준다.

시는 2012년 전국 최초로 장애인 콜택시를 도입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다른 지자체에 비해 장애인 부담률은 높고 수수료는 없어진 상황이다. 자비콜은 이경혜 전 부산시의회 의원이 제안해 도입했다. 이 의원은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인권위원회 국민포장을 수상한 바 있다. 이후 다른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장애인 콜택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자비콜 시행 10년을 맞아 요금 제도를 개선해 장애인과 택시 기사가 상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1500원 수수료가 사라졌을 때 택시 기사의 불만을 체감했다. 1000대 이상인 운행 택시가 800대로 줄었다”며 “안내견 승차 거부 등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건 예산 지원 등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장애인과 택시 기사 모두에게 유리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