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자로 민선 8기 단체장들이 업무 수행에 돌입했다. 임기가 시작되면서 첫 번째 업무 지시사항도 전달됐다. 1호 지시사항은 단체장의 지향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국제신문은 기초단체장의 1호 지시를 범주화해 이들이 무엇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지 살펴봤다.



9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16개 구군 단체장 다수는 ‘주민 소통 강화’를 1호 지시사항으로 삼았다. 이갑준 사하구청장은 공무원들에게 “저를 섬기지 말고 구민을 섬겨 달라”고 당부했다. 불필요한 구청장 의전으로 힘을 빼는 대신 주민에게 더욱 다가가 달라는 취지다. 장준용 동래구청장은 “청장실 옆에 구민 민원 원스톱 처리 소통민원실을 설치하겠다”고 첫 업무 지시를 내렸다. 조병길 사상구청장은 “구민을 위한 적극 행정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최진봉 중구청장은 “주민참여예산제 홍보·추진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시민 안전’을 첫 번째 지시로 꼽은 구청장도 눈에 띈다. 김기재 영도구청장은 “중대재해를 총괄·관리하는 전담 조직을 구성해 산업·보건 재해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전달했다. 주석수 연제구청장은 “여름철 재해재난·폭염 대비”를, 강성태 수영구청장은 “폭염 대비 어르신 지원·보호 대책 수립”을 요청했다.

구정의 1년 살림 밑천인 ‘예산’이 가장 우선해 언급되는 곳도 있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첫 지시 사항으로 “구 예산의 10%를 절감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정종복 기장군수 역시 지역 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2023년 국·시비 확보에 철저해달라”고 당부했다.

4년간 함께 일할 공무원과의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강조한 단체장도 적지 않았다. 김영욱 부산진구청장은 “적극적인 소통으로 안정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공무원들에게 약속했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의전을 간소화하고 인사문은 작성하지 말아 달라”고 직원들에게 부탁했다.

조직의 합심·단결을 주문하는 메시지도 빠지지 않았다. 김재윤 금정구청장은 “금정구의 미래 100년을 위해 하나 된 힘으로 공약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김형찬 강서구청장 또한 “강서구가 부울경 핵심 도시라는 자부심을 갖고 새 각오로 업무를 추진하자”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평소 의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공한수 서구청장은 단체장 중 유일하게 ‘구의회와의 관계’를 먼저 언급했다. 그는 “민선 8기 공약 실천 계획 수립에 힘쓰고 구의회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전했다.

대부분 단체장이 1호 지시를 내린 가운데 오태원 북구청장과 오은택 남구청장은 아직 공식적인 지시사항을 전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