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분양권 일부가 불법적으로 획득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매수 계약을 맺었다가 입주민 약 40가구가 집을 날릴 위기에 몰렸던 ‘마린시티자이 사태’(2020년 12월 15일 자 6면 등 보도)에 법원이 입주민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 아파트 앞에서 마림시티 자이 아파트 부정청약 선의의 피해자 입주민들이 계약취소 중단을 호소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부산지법 민사8부(조정민 부장판사)는 20일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 ‘마린시티자이’의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소송에서 원고인 시행사 A 사가 낸 소를 모두 각하했다. 이로써 마린시티자이 사태 ‘선의의 피해자’ 일부는 일단 아파트 소유권을 지키게 됐다.

이 아파트는 2016년 처음 분양권이 공급됐다. 최고 45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부정 청약이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019년 11월 경찰은 이 아파트 부정청약 의심자가 있다는 국토교통부 수사의뢰에 따라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브로커와 짜고 다자녀 특별공급 당첨을 위해 임신 진단서를 위조하거나 청약 점수를 높이기 위해 허위로 혼인신고를 하는 등의 불법 행위가 자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최초의 청약 당첨자로부터 이 아파트 분양권을 산 이들이다. 부정 청약이 이뤄진 지 4년이 지나면서 당시 부정 당첨된 이들은 모두 프리미엄을 받고 분양권을 되팔았고, 부정한 방법으로 당첨된 줄 모르고 분양권을 산 선의의 피해자가 생겼다. 이런 가운데 시행사 A 사는 ‘주택공급 질서의 교란을 막겠다’며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불법적으로 매도된 분양권을 환수해야 한다는 취지다. 주택법상 국토부와 사업 시행자는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아 질서를 교란시킨 자들에 대해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이날 선고는 이 아파트 선의의 피해자들을 둘러싼 소송의 첫 번째 법원 판단이다. 이번 판결이 나머지 선의의 피해자들 사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 A 사와 선의의 피해자 간 법정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사건은 이날 건을 포함해 모두 5건이다. 피해 가구는 약 40가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