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이 끊이지 않은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우측 민락동 해변의 고질적 악취는 황화수소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이곳은 비만 내리면 풍기는 ‘달걀 썩은 냄새’에 오랫동안 시달려왔다. 악취를 서둘러 잡지 못하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은 민락동 악취의 원인을 조사해 그 결과를 분석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 6월 10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곳의 대기 성분을 검사했다.

조사 결과 악취는 바닷가 방면 하수구와 토구(하수 배출구), 광안리해변 비점오염 저감시설에서 주로 발생했다. 특히 하수구의 악취가 극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조사 때 하수구에서는 복합악취 669 OU/㎥(희석배수)가 검출됐다. 이는 기타지역 배출 허용 기준치 500 OU/㎥를 훌쩍 넘는 수치다. 특히 썩은 달걀과 유사한 악취를 풍기는 황화수소의 농도가 짙었다. 하수구와 토구에서는 대기 중 배출 허용 기준치(0.02PPM)의 5~10배에 달하는 황화수소가 검측됐다.

연구원은 하수구를 다 빠져나가지 못한 오수를 악취의 첫 번째 요인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공판장이나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오수가 새로 유입돼 부패 물질을 늘린다. 민락동 내 하수관로는 분류식(우·오수 구분)이라 바다로 빗물만 분리 배출하는데, 큰 비가 내리면 차집 시설이 넘쳐 오수가 섞이기 일쑤다.

또다른 악취 발생 장소인 비점오염 저감시설에 별다른 악취 저감 장치가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여름철 기온이 오르면서 악취도 심해졌다. 지난 17일 밤 9시께 찾은 민락동 하수구 앞에는 늘어선 음식물 쓰레기통이 즐비했다. 건물에 딸린 수로에서는 공판장에서 버려지는 해수가 쏟아져 하수구로 유입됐다. 비점오염 저감시설과 공중화장실은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횟집 종업원 A(여·60대) 씨는 “비가 오면 냄새가 심해 손님이 끊긴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