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가 정부 뉴딜 사업 공모로 푸드 파크와 공영주차장을 조성하지만 안일한 예산 책정과 부지 선택으로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구가 총사업비 70억 가운데 국·시비를 합한 예산보다 많은 41억 원을 부담한다.

금사 푸드 파크 및 공영주차장 예정 부지 전경.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금정구는 25일 금사동 공영주차장 부지에 금사 푸드 파크와 공영주차장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기존 공영주차장 부지에 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지어 1·2층은 공영주차장으로 쓰고 3층에는 음식 창업 공간을 조성한다. 구는 청년과 노년 일자리를 만들고 주차 공간을 늘려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2018년 정부 뉴딜 사업 공모로 국·시비를 확보했다.

그러나 구가 사업 부지 적합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사업 공모 예산을 짜 주차장에 구비 수십 억 원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사업비는 38억(2018년)에서 70억 원으로 올랐다. 그중 구비는 9억5150만 원(2018년)에서 41억9450만 원으로 32억4300만 원 증가했다. 국비 19억300만 원과 시비 9억5150만 원은 고정이다. 지난 6월 22억 원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총 60억 원을 마련했다. 10억 원은 다른 뉴딜 사업에서 남은 돈으로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70억 원을 들인 시설이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산은 늘었지만 전체 면적은 설계안이 바뀌며 3152㎡(2018년)에서 2933㎡(2022년)으로 줄었다. 공영주차장 주차 면수도 처음에는 90면을 계획했으나 공간 확보 문제로 81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3층 7면은 푸드파크 전용 주차장이다. 기존 공영주차장이 49면인 걸 고려하면 70억 원을 투입해 고작 32면 늘리는 셈이다. 구의 2020년도 주차장 수급실태조사를 보면 사업대상지역 불법 주차율은 54%에 달한다. 푸드 창업 공간도 사업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입점 식당이 33㎡(10평) 가게 3개밖에 안 된다. 게다가 유동 인구가 있는 1층도 아니고 3층에 들어간다.

구는 4년 전에 비해 자재비 등이 올랐고 토목 공사비 증가로 사업비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사 자재비와 인건비 등이 급격히 올랐고 토목 공사비가 추가돼 실시설계용역 과정에서 예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구의회는 사업 부지 선정부터 잘못해 예산을 낭비한다고 지적했다. 금사동 공영주차장 부지는 연약지반이라 지반 보강 공사를 해야 하고 옹벽이 있어 이를 철거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또 부지가 긴 세모꼴이라 건축에 부적합하다는 입장이다. 구의회 관계자는 “애초에 연약지반 보강비와 옹벽 철거 비용을 고려해 사업 예산을 잡거나 다른 부지를 알아봤어야 한다. 예산 대비 사업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도시재생 전문가는 자칫 잘못하면 창업 공간마저 죽은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변강훈 전 부산시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은 “도시재생은 공간이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머무르지 않으면 실패다. 건설비에 돈을 다 쓰고 유동인구를 고려하지 않거나 주민 역량 훈련을 소홀히 하면 죽은 공간이 될 수 있다”며 “청년과 노인이 한 공간을 쓰는 건 상당한 갈등 유발 요소기 때문에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