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라아 대사 때부터 유치 준비
- 재외공관망 활용 BIE회원국 공략

최근 임용된 신재현 부산시 국제관계대사는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부산시에 꼭 필요한 국제 경험이 풍부한 ‘대표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65년 부산 서구 출신인 그는 1987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의 길에 올랐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때는 행사 기획 등 실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30여 년만에 2030부산엑스포 유치라는 임무를 띠고 고향 부산으로 돌아왔다. 그는 부산 국제관계대사에 임용되기 전까지 오스트리아 대사로 빈에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신재현 부산시 국제관계대사가 2030월드엑스포 유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신 대사는 “2030부산엑스포는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과제다. 윤석열 대통령도 부산엑스포를 7대 외교안보 국정과제로 지정해 열정을 다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공개·비공개 석상에서 ‘제가 잘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며 “그만큼 2030부산엑스포는 부산과 울산, 경남을 비롯해 대한민국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차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대한민국, 부산이 가진 모든 역량을 모아서 170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교섭활동을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초 오스트리아 대사로 근무할 때부터 2030부산엑스포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외교전에 집중했다. 신 대사는 “각 대사관은 매년 초 업무계획을 짠다. 그때만 해도 제가 부산시 국제대사로 올지는 생각도 못했지만 외교관으로서 오스트리아와 인근 슬로베니아 등을 대상으로 한 양자 엑스포 외교가 필요하고 생각했다”며 “직원들에게도 앞으로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 교섭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교섭활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신 대사가 생각하는 부산의 가장 큰 장점은 다원성과 포용성이다. 그는 “부산은 용광로 같은 도시다. 6·25전쟁 때 내려온 피란민과 상업화에 따라 일자리를 찾아온 사람들이 모여 지금의 340만 도시를 만들었다. 이런 점 때문인지 부산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덜 폐쇄적이고 포용적이다. 부산 출신 인사가 각 분야에서 큰 활약을 하는 것도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기질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개방성과 포용성은 국제사회가 당면한 디지털 격차, 기후위기 등 공동 과제를 다루고 해결방안을 찾는데 최적화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외 공관망을 활용한 교섭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대사는 “현재 재외 공관망을 통해 170개 BIE 회원국의 어느 지점을 공략해야 하는지 계획이 수립돼 있다. 결국은 수사적으로는 좋은 얘기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확한 공략지점을 효율적으로 설득해 마음을 얻고 실제 득표를 얼마나 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정부와 부산시, 대기업 등 민관이 원팀이 돼 공공·민간이 가진 모든 자원을 활용해 실질적으로 양국의 협력 증진 방안을 제시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 대사는 “국제관계대사는 시장을 보좌해 부산시의 각 부서, 외교부 등 정부 부처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내년 11월 2030부산엑스포 유치 결정 때까지 35년간의 외교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박 시장을 도와 교섭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