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단독 보도(국제신문 지난 4월 14일 자 8면 보도)로 제기됐던 부산 폭력 조직 간 세력 다툼이 확인됐다. 부산 지역 양대 조직폭력배는 패싸움을 벌이고 도심 번화가와 장례식장 등 공개된 장소에서도 흉기를 휘두르는 등 공포심을 조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폭 70여 명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지난해 5월 서구의 한 장례식장 앞에서 폭력조직 간 패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경찰 제공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조직 간에 여러 차례 보복성 패싸움을 벌인 혐의(특수상해) 등으로 조직폭력배 등 73명을 검거하고 이중 흉기를 휘두르는 등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24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대 조직인 칠성파와 신20세기파는 30여 년 전부터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의 자리를 놓고 대립 관계를 이어왔다. 패싸움의 불씨를 당긴 건 신20세기파였다. 지난해 5월 칠성파 조직원이 해운대 모처에서 신20세기파 조직원에게 폭행당하자, 칠성파 조직원 5명이 문전교차로 노상에서 흉기로 신20세기파 조직원을 보복 폭행했다.

두 조직 간의 보복 폭행은 패싸움으로 번졌다. 같은 달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20세기파 조직원 8명이 조문 중인 칠성파 조직원 2명을 야구방망이로 집단 폭행했다. 또 20세기파 조직원 8명과 칠성파 조직원 5명이 부전동 주점 앞 노상에서 집단 패싸움을 벌여 칠성파 조직원 2명이 실신하는 등 패싸움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폭력조직의 운영 실태도 파악했다. 이들은 불법 성매매업소 6개소를 운영하며 폭력조직 관리 자금으로 활용했다. 또 조직에서 탈퇴하려는 조직원은 붙잡아 손가락을 자르거나 야구방망이로 수 십대씩 때리는 등의 방법으로 조직을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폭행은 일반 시민에게도 이어졌다.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조직원을 동원해 손님을 폭행해 안와 골절 등 8주 상해를 가했다. 또 숙박업소 직원이 전화를 친절하게 받지 않는다며 조직원과 함께 직원의 주거지까지 찾아가 치아 2개 파절, 턱뼈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다.

경찰은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폭력조직원들은 대부분 최근에 가입한 20대 신규 조직원으로 관리대상에 등록해 관리할 예정이다. 양대 조직의 상부 조직원이 폭행을 지시했는지 여부도 계속 수사하여 발본색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폭력조직의 자금원이 되는 불법적인 법죄수익금을 추적해 몰수·추징 보전 조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