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구상한 범천동 철도차량 정비단(범천기지창) 사업 구상안에서 개발 대상지에 사유지가 포함되자 소유자들이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향후 개발 사업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범천동 철도차량기지 위치. 국제신문 DB

21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와 부산진구는 지난 7월 26일 ‘범천기지창 이전적지 개발사업화 전략 용역’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범천기지창 용지(22만9449㎡)와 신암로 인근 사유지(1만3757㎡)에 ▷공공시설 ▷업무용지 ▷4차산업·문화콘텐츠·기업지원 허브 등을 넣겠다는 구상안이 공개됐다. 시가 범천기지창 용지 외 신암로 인근 사유지도 개발 사업 대상지로 포함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고 사유지 구간에 의해 사업지가 주변 지역과 단절되는 것을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사유지 소유자는 공공개발 계획 소식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11일 대상지 200여 세대 중 140세대가 모여 주민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공공개발하면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토지감정평가로 땅을 넘겨야 해 재산권이 침해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주민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감정평가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는 시세는 물론 개발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가액이다. 공공개발에 의한 감정평가를 통하면 보통 공시지가의 1.2배 수준으로 돌려받는데 지금 평당 공시지가가 1100만 원이다. 1.2배라고 해도 1320만 원인데 3500~4000만 원인 시세와 3배 차이가 난다. 미래 가치까지 고려하면 절대적 손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후 주거지 개선은 민간개발로 해결될 것이며 단절 극복 위한 연결 도로를 내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럼에도 주민과 협의 없이 계획을 밝혔다. 일괄적 수용은 결사 반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는 등 반발해 사업 진행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시는 사유지가 사업 대상지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용역은 범천기지창 용지 소유자이자 개발 사업자를 선정할 코레일에게 시가 ‘밑그림’을 제시한 구상 용역이어서 사유지 포함 여부는 사업자에게 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가 개발 계획 승인자인 만큼 사업자는 시가 제시한 안을 무시하기 어렵다.

시 관계자는 “사업지가 확정되려면 아직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시일이 걸린다. 주민에게 이 부분을 설명하고 추후 주민 의견 수렴 단계에서도 충분히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