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군이 가공인물을 각색해 관광 상품화한다며 관련 단체가 시정을 촉구하며 감사원 감사청구에 이어 시위에 나서기로 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경남 산청군 금서면 동의보감촌 전경. 산청군 제공

유이태 기념사업회와 유 씨 종친회(이하 기념사업회)는 산청약초축제장인 동의보감촌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축제가 끝날 때까지 시위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제22회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동의보감촌 일원에서 ‘힐(Heal)&휴(休), 오늘 산청에 오길 잘했다’를 주제로 열린다.

앞서 이들은 지난 23일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또 시위에도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적 소송에 나서기로 해 마찰이 우려된다.

기념사업회는 “조선 숙종 때 어의를 지냈던 유이태(1652~1715) 선생의 각종 행적과 유적지 등을 산청군이 소설 속에 나오는 ‘류의태’의 이야기로 변경시키는 등 사실을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산청군은 10여 년 전부터 TV 드라마와 소설 등을 통해 산청이 동의보감의 저자 허준 선생과 류의태가 의술을 펼친 고장으로 유명해지자 이를 스토리텔링화하는 등 관광 자원화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군은 류의태의 묘소와 묘비, 기념비, 약수터 등을 조성했다. 이어 산청군 한의학박물관에 류의태 영정을 전시하고, 류의태를 ‘산청을 빛낸 인물’로 정해 홍보한다. 또 2013년 산청세계전통의학엑스포가 열렸던 동의보감촌에는 동상도 건립된 상태다.

그러나 기념사업회는 “우리나라 최초로 홍역 치료법을 밝힌 저서 ‘마진방’을 남기는 등 버젓한 실존 인물 유이태 선생이 있는데도 허구의 류의태를 고집해 기리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라며 반발한다.

이에 대해 군은 동의보감촌은 관광 상품화 차원에서 조성한 것으로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하은희 산청군 한방항노화과장은 “동의보감촌은 허준 드라마와 소설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산청과 관련된 내용을 관광 자원화 차원에서 상품화한 것”이라며 “허준과 류의태를 선양하기 위해 조성한 것이 아니기에 역사 왜곡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동의보감촌 내 류의태 동상은 한의약협회 등 민간이 설치한 것이어서 군이 마음대로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