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지주택…민원 잇따라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자 조합원 모집 등을 광고하는 아파트 분양 불법 현수막이 거리에 난립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수거와 과태료 부과를 담당하는 지자체의 부담이 커진다.

13일 부산 부산진구에 불법으로 부착된 부동산 분양 관련 현수막을 구 관계자가 철거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6월 16개 구·군에서 수거된 불법 현수막은 15만406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3695개) 대비 48% 증가했다. 최근 통계는 집계 중이지만 늘고 있다는 것이 구·군 관계자들의 말이다. 불법 현수막이 늘어난 배경으로 부동산 경기 하락 속 많은 분양 물량이 꼽힌다. 부동산 조사기관에 따르면 올 4분기 5대 광역시에서 공급될 아파트 물량은 24개 단지, 2만707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1만3552가구)와 지난해 동기(1만5360가구)보다 각각 100%, 76% 늘어난 것이다. 부산은 7560가구를 분양한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매매수급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100 이하로 떨어지는 추세다. 아파트 거래도 뜸한 상황에서 아파트보다 수요가 적은 상품을 불법 현수막을 이용해서라도 홍보·광고 효과를 누리려는 모양새다.

각 구·군은 지역주택조합 모집 현수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도시철도 온천장역~동래역 온천천변에 현수막이 많이 나붙어 주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각 구·군의 업무량도 늘었다. 현수막은 지정 게시대에 거는 것 외에는 불법이어서 기초지자체가 수거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래구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급증한 것이 체감된다. 정기적으로 하루에 100개씩 수거하고 민원이 들어오면 수시로 나간다”며 “개당 25만~30만 원인 과태료 부과를 위해 현수막에 있는 번호로 다 전화를 걸어 부과 대상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진구 관계자 역시 “서면 중앙대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대거 나붙어 민원이 속출했다. 직원들이 주말에도 나가 수거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과태료를 부과해도 직접적인 광고 효과를 볼 수 있어 근절이 쉽지 않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분양가가 싼 것이 장점인데 그래서 그런지 비싼 광고보다는 현수막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