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북정동 주거 밀집지 인근의 한 업체가 소각장 용량 증설을 추진해 주민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이 지역은 각종 공장이 난립해 악취 등 환경오염 문제로 집단민원이 잦은 곳이다.

양산 북정동 주민들이 대동빌라트 앞 공원의 천막 농성장에서 폐기물 소각장 증설 반대를 외치고 있다. 양산 북정동 주민 제공

18일 양산시와 북정동 주민에 따르면 산막산단의 지정 폐기물 처리업체인 A 사가 소각장 처리용량을 하루 60ｔ에서 200ｔ으로 증설을 추진 중이다. A 사는 60ｔ에서 140ｔ을 추가로 늘리려다 200ｔ의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 변경을 꾀하고 있다. 이는 기존 소각시설이 오래돼 신규로 단일 소각시설을 설치하고 완벽한 오염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A 사는 이와 관련 양산시에 관련 사항을 문의하고, 공청회를 거쳐야 하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작성을 준비하는 등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북정동 주민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은 비상대책위 준비위를 결성하고 아파트 등 주거 밀집지 곳곳에 소각장 증설 반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주민 반대서명도 진행 중이다. 또 북정동 근린공원에서 주민이 교대로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주민 김모(65·북정동 대동빌라트) 씨는 “대동빌라트와 동원아파트 등 주거 밀집지와 불과 200~300ｍ 거리에 각종 악취유발 업체는 물론 도장공장까지 밀집해 있다. 하지만 완충녹지가 거의 없어 악취가 주거지로 마구 유입돼 지금도 고통이 심각하다. 그런데 공해유발 공장을 줄이지는 못할 망정 소각장 처리용량을 3배 이상 증설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2019년 2월 지정 폐기물 소각장 처리물량을 하루 200ｔ으로 증설하려고 주민 설명회까지 열었으나 주민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중단한 바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지정폐기물 처리용량 증설과 관련 환경영향평가 승인권자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다. 아직 처리용량 증설 등과 관련한 주민 공청회 개최와 관련해 A 사가 제출한 서류는 없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