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계열사 제빵공장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부산에서도 강력 처벌을 촉구하거나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인다.

진보당 노정현 부산시당위원장이 지난 21일 도시철도 1호선 연산역에서 SPC 계열사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처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진보당 제공

진보당 부산시당은 SPC 청년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부산진구 서면에서 추모 행진을 하고 지역 주요 지점 18곳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5일 SPC 계열이자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빵 소스 배합 작업 중 배합기에 끼여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진보당 부산시당은 “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하루 11시간 근무에 15분씩 3회만 휴식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작업을 수행했다”며 “앞서 계약직 직원의 팔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보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해 최고 경영진을 처벌하고 회사 잘못으로 노동자가 죽으면 기업주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SPC는 이번 사고에 앞서 노조탄압 논란으로 이미 비판을 받아왔다. 부산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지난 8일 SPC 계열사인 파리바게뜨 노조를 지지하기 위해 매장 앞 1인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정치권 시민단체는 물론 일반 시민의 거센 비판에도 직면했다. 특히 사망 사고 이후 회사의 부적절한 대응으로 공분을 샀다. SPC는 사고 바로 다음 날 천을 둘러놓은 채 공장 라인을 재가동했고 빵 소스를 제조하다 사망한 고인의 빈소에 빵 제품 상자를 가져다 놓아 상식에 어긋난 처사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 때문에 현재 온·오프라인에서는 SPC 계열사 전체의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SNS에 SPC 브랜드를 공유하며 불매를 약속하거나 동참을 인증하는 게시글을 올리는 형식이다. 대표 브랜드로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삼립 ▷샤니 ▷파리크라상 등이 있다.

당분간 SPC를 향한 비판과 불매운동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SPL 사고가 발생한 지 8일 만인 23일 오전 샤니 제빵 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빵 상자를 옮기는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산진구의 김모(20) 씨는 “재발 방지를 약속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사고가 나느냐”며 “기프티콘으로 베스킨라빈스 상품권을 선물하려다 다른 브랜드의 기프티콘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동래구 정모(25) 씨 역시 파리바게트 케이크를 구매해 모임에 참석했다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정 씨는 “가까운 빵집이 없어 파리바게뜨를 찾았는데 주위 시선이 생각보다 따가워 당분간 방문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허영인 SPC 회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사과와 함께 3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그룹사 안전 시스템을 보강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