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모텔 주인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수십 차례 여성 투숙객의 나체를 촬영했다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법원종합청사 전경. 국제신문 DB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3부(성기준 부장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등을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2020년 5월 30일부터 그 해 10월 17일까지 23회에 걸쳐 카메라로 투숙객의 나체를 몰래 촬영했다. 부산 동래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A 씨는 자신의 업체 한 객실의 문틈이 크게 벌어져 있는 점을 이용해 여성 손님이 샤워하는 모습이나 성관계하는 모습 등을 찍었다.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를 객실 문과 바닥 사이 틈으로 집어넣어 나체 상태로 샤워하는 여성의 신체를 동영상으로 저장하는 식이었다.

1심은 A 씨가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영상을 유포하지는 않은 점 등을 들며 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그가 투숙객의 나체를 반복적으로 몰래 촬영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개인의 사생활이 존중돼야 할 숙박시설에서 그 운영자인 A 씨가 고객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엄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가벼워서 부당하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