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연고 희생자는 모두 6명
- 취업해 집 떠난 생때같은 자식
- 참혹하게 만난 부모 ‘청천벽력’

- 남동생과 함께 있던 여성 참변
- 의인 덕 구조된 동생 깊은 충격

지난 29일 밤 일어난 이태원 압사 참사로 부산에서도 장례가 열렸다. 유족은 황망한 죽음 앞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자녀·조카와 안타까운 이별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31일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 장례식장에서 이태원 참사 유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원준 기자

31일 오전 10시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생때같은 목숨을 잃은 A(여·27) 씨의 영정에서 유족은 도무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정말로 일이 일어난 건지, 그 일에 휘말린 것이 내 딸인지 믿기 어려운 듯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빈소가 차려진 뒤 유족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실신에 가까운 상태 속에서 간신히 사태를 버텨내야 했다. A 씨의 부모는 친지의 도움 없이는 몇 걸음 걷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A 씨는 지난 3월 서울의 한 치과에 간호사로 취직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경남에서 학교를 나온 뒤 고향에서 2년 정도 일하다 갓 상경했다. A 씨의 삼촌은 “평소 쾌활했고 파티도 좋아했다. 이런 사고를 당할 거라곤 꿈에도 몰랐다”며 먼 곳을 바라봤다. A 씨는 사고 당시 인근 편의점에 들리려다 인파에 휩싸여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행정당국의 조처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A 씨 삼촌은 “지난 30일 오후 1시쯤에 조카 지인으로부터 같이 이태원에 있었던 조카가 행방불명됐다는 연락을 받고 직접 관할 경찰서(서울 용산경찰서)에 전화해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고 이후 반나절이 훌쩍 넘어서도 사망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부산 사상구 한 장례식장에 안치된 C(여·27) 씨는 부산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다 지난 3월 전남의 한 대학 간호학과로 진학했다. C 씨는 사고 당일 학과 친구와 이태원에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 함께 사고를 당한 친구 역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의 피해자 중 부산에 연고를 둔 이는 6명으로 파악된다. 이 중 A 씨 등 2명은 영락공원에 빈소를 차렸다. 이들 6명 모두 영락공원에서 화장 절차를 마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