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 기초단체장들이 줄줄이 선거법 리스크를 겪는다.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경남 지역 기초단체장들이 잇달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거나 수사를 받는다. 경남 전체 18개 시·군 가운데 8곳으로 절반 가까운 지자체에서 단체장이 선거 후폭풍에 시달린다.

9일 경남경찰청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오태완 의령군수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오 군수는 성희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국민의힘 공천 효력을 중단하는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받았는데도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선거 유세 중 자신은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오 군수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1심 공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날 박종우 거제시장은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불송치됐으나 측근인 비서실장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 8일에는 구인모 거창군수가 역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창원지검 거창지청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구 군수는 당시 공무원 신분임에도 선거 기간에 본인이 1위를 한 여론조사 결과를 지인과 군민 등에게 SNS를 통해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 제60조에 따르면 군수는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 해당해 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거제와 의령 거창 외에도 하동군과 산청군 함양군 창녕군 창원시 등 모두 8개 시·군의 단체장이 경찰과 검찰의 조사와 수사를 받는 상황이다. 지난 2일에는 창원지검이 홍남표 창원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홍시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에도 진병영 함양군수와 이승화 산청군수 등이 줄줄이 경찰의 압수수색과 출석 조사를 받았다. 진병영 함양군수는 지난달 3일 소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28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 관련자 2명의 주거지 등에 대해 경찰이 법원의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했다. 이승화 산청군수도 지난달 26일 경남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경찰은 이 군수 측이 선거와 관련해 금품을 줬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를 벌여 이 군수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 외에도 하승철 하동군수는 지난달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김부영 창녕군수는 지난 9월 집무실과 자택 등을 포함해 11곳을 압수수색 당했고 지난달 28일에는 관련자 4명이 김 군수의 당선을 돕기 위해 대가를 제공하고 선거인을 매수하거나 매수됨 혐의 등으로 경찰에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