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와 평화를 노래해온 박종철합창단이 오는 22일 오후 7시30분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제3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박종철합창단 제공

6월 민주항쟁 3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연주회의 표제는 우리 시대의 가객 정태춘 선생의 노래 제목인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다. 연주회는 4부로 펼쳐진다. 1부 ‘열사정신 되새기며’ 2부 ‘가을, 사랑, 젊음’ 3부 ‘가시난 닷 도셔 오쇼셔’ 4부 ‘평등 평화 그리고 승리’다.

1부에선 꽃잎 파도(강영환 글, 이민환 곡), 임진강에서(정호승 글, 이민환곡), 부르지 못한 노래(권용욱 글, 이민환 곡), 불타는 도화선이 되어(하일 글, 이민환 곡)가 연주된다. 1부 게스트 공연으로 ‘노래오래(김은아 장상표 이창우 신진욱)’가 안부(김은아 글, 곡), 노래의 꿈(정윤경 글,곡), 눈오는 밤(조하문 글, 곡)을 노래한다.

2부에서는 가을밤.기러기(이태선·윤복진 글, 박태준 곡), 당신은 모르실거야(길옥윤 글, 곡), 젊었다(서양훈 글, 장세용 곡, 강유정 편곡)가 연주된다. 2부 게스트 공연으로 소프라노 김나정(피아노 전해란)이 넬라 판타지아(영화 ‘미션’의 OST, 엔니오 모리코네 곡), 꿈속에서 살고 싶어라(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에서, 샤를 구노 곡)가 연주된다.

3부는 기차는 8시에 떠나네(미키스 테오도라키스 곡),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정태춘 글, 곡), 떠나가는 배(정태춘 글, 곡)를 연주한다. 3부 게스트 공연에는 우창수·김은희가 나는 엄마였다­광주 오월 어머니 노래(우창수 글, 곡), 어머니 보랏빛 손수건­양심수가 어머니에게(우창수 글, 곡), 아무도­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기도(우창수 글 곡)를 노래한다. 4부에서는 아름다운 세상인가요(김호철글, 곡), 철조망 앞에서(김민기 글, 곡), 상록수(김민기 글, 곡)이 공연된다.

이날 합창단이 연주하는 곡은 모두 13곡이다. 이 가운데 4곡을 박종철합창단 지휘자인 부산대 이민환 명예교수가 작곡했다. 꽃잎파도(꽃잎이 졌다/푸른 꽃이 졌다/서릿발 어두움 속에서/별꽃이 졌다/꽃잎은 져도 파도는 친다/어둠아 무너져라/쉴새 없이 몰아쳐라/모래처럼 부셔져라/ 바위벽을 때린다/그대 가는 길 따라/둥근 아침이 온다)는 박종철합창단이 강영환 시인에게 노랫말을 의뢰해 열사에게 봉헌하려고 만든 합창곡이다. 임진강에서는 정호승 시인이 박종철 열사의 마음으로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 곡을 붙였다. 부르지 못한 노래는 박종철 합창단 단원인 권용욱 시인과 이민환 지휘자가 합작으로 만든 이한열 열사 추모곡이다. 불타는 도화선이 되어는 1987년 5월 옛 부산상고 앞에서 ‘독재타도, 전두환 물러가라’를 외치며 분신, 6월 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한 부산의 26살 노동자 황보영국을 기린 노래다.

이번 연주회는 무료다. 다만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을 위해 후원금 창구를 열었다. 1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내면 공연 팸플릿의 ‘도움 주신 분들’에 이름이 올라간다.

박종철합창단은 박종철 열사와 1987년 6월 항쟁의 정신을 기리고 시민사회문화운동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이 시작된 2016년 8월 16일 창단됐다. 2016년 12월 3일 부산진구 서면 촛불집회에서 ‘레미제라블’ 등을 부르며 데뷔 무대를 가졌고, 2018년, 2020년 두 차례 정기연주회를 했다. 박종철합창단은 평범한 직장인과 은퇴자로 이뤄진 중장년 아마추어 남성합창단이다. 유럽에서 직장이나 사회의 불만을 노래하는 ‘불만합창단’에서 모티브를 얻어 민주·인권·평화·노동·환경 등 우리 사회의 불만과 아픔을 노래로 치유하자는 뜻에서 합창단을 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