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안전운임제 일몰을 한 달 앞두고 다시 총파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지역 항만당국이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했다.

18일 오전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주재로 전국 항만을 관리하는 11개 지방해양수산청장이 모두 참석하는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영상)가 개최됐다. 해수부 제공

해양수산부는 18일 오전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주재로 전국 항만을 관리하는 11개 지방해양수산청장이 모두 참석하는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영상)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화물연대가 11월 24일(목) 00시부터 집단운송 거부를 예고함에 따라 항만별 비상수송대책 등 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송 차관은 “주요 항만별로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로 인한 수출입물류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가장 높은 단계의 상황관리 체계를 유지하면서 관계기관과 함께 총력 대응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BPA)은 지난 14일 오후 5시부터 원래 있던 총괄대응팀을 총괄대응반으로 격상하고 비상대응에 나섰다. 24일 하루 전인 23일 경계단계가 격상되면 비상대책본부로 전환할 방침이다. 운송분야 위기경보는 지난 7일 관심에서 14일 경계로 격상됐다.

강준석 BPA 사장은 부산항 신항을 찾아 각 부두의 장치율(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 현황 등 대응 점검을 마쳤다. 강 사장은 또 신항 부두 운영사 사장단 회의를 개최, 국내 최대 수출입 항만인 부산항의 차질 없는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부두 운영사와 각 항만 운영대책을 논의했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장치율이 80%까지 치솟는 등 물류에 차질이 빚어졌다. BPA는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 마비에 대비해 부산항 신항의 부두와 부두를 연결하는 ITT(환적화물 부두 간 운송) 내부 연결도로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기간(7~14일) 부산항 신항 ITT 도로를 이용해 신항 터미널 전체 컨테이너 수용 능력의 17%를 항만 안에서 처리해 숨통을 틔웠다. BPA는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 상황을 보고 ITT 활용 시기를 판단할 방침이다. BPA 김윤철 재난안전실장은 “파업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혹시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투콜링(북항과 신항 동시기항) 등을 검토하는 등 물류흐름이 막히지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7일에는 윤종호 부산해양수산청장 주재로 부산항만공사, 신항 부두운영사 등 관계기관이 합동 점검을 벌였다.

재난대응 주관기관인 국토교통부도 총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부는 총파업에 대비해 주요 물류거점에 대체수송수단으로 투입하고, 자가용 유상운송을 허가하는 등 물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비상운송대책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공공운수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일 0시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와 제도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는 파업이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해 적정 임금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유효기간을 오는 12월 31일까지로 명시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부칙(일몰) 조항을 삭제해야

오는 24일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앞두고 강준석 BPA 사장 등이 지난 15일 부산항 신항을 찾아 각 부두의 장치율(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BPA 제공

한다고 주장한다. 또 그동안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 차량으로 제한된 안전운임제 적용 차종·품목을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등 5개 품목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한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총파업 끝에 국토교통부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품목 확대 등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하고 파업을 끝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국회의 개정안 상정 일정까지 미뤄지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애초 지난 16일 예정됐던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가 예·결산심사로 미뤄지면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상정도 21일로 미뤄졌다. 법안 상정과 소위원회 논의 절차 등을 고려하면 시간이 촉박해 사실상 총파업일 전까지 법안 통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