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주남저수지와 김해 해반천에 이어 경남에서는 세 번째로 창녕군 우포늪에서 발견된 야생조류 폐사체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H5N1형)가 확진됐다. 지역에서 잇달아 고병원성 AI가 확진됨에 따라 가금농장 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져 방역 당국이 긴장한다.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진된 창녕 우포늪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는 지난 17일 우포늪에서 발견된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AI 항원(H5형)이 검출됨에 따라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실시한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고 23일 밝혔다. 또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김해시 해반천에서 추가로 발견된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됐고 주남저수지에서 발견된 야생조류 폐사체에서도 AI 항원이 검출돼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경남도에서는 창원, 김해(2개 지점), 창녕의 철새 도래지와 소하천 4개 지점에서 6건의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지난 15일 합천천에서 포획된 야생조류(청둥오리)에 대한 최종 정밀검사에서는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경남도는 조류인플루엔자 항원(H5형) 검출 즉시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항원 검출지 중심 반경 500ｍ 내 사람과 차량의 출입을 금지하는 한편 진입로에 펼침막과 안내판 등을 설치해 축산차량과 관련 종사자의 진입을 제한했다. 이어 소독 차량을 동원해 검출지 주변 도로와 인접 가금농장 출입구에 대한 소독을 강화했다.

최근 환경부의 철새 도래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들어 우리나라를 찾은 철새는 143만 마리 정도다. 이 가운데 6만여 마리가 경남 지역을 찾았는데, 이는 전월 대비 190%, 전년 대비 31%가 증가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기존 검출지를 중심으로 교차 감염된 야생조류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지속해서 검출될 우려가 높다.

김국헌 경남도 동물방역과장은 “지난해보다 야생조류에서 16일, 가금농장에서 22일 이른 시기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언제든지 가금농장으로 오염원이 유입돼 발생할 위험도가 높은 상황이다”면서 “가금농장에서는 축사 외부는 오염지역으로 가정하고 농장주 스스로가 차단방역을 철저히 지키고 의심 증상이 확인되면 신속하게 신고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2일 밤 9시 기준으로 전국 고병원성 AI는 가금농장에서 7개 시·도 19건, 야생조류에서 11개 시·도 42건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도 단위 광역단체 가운데 방역 여건이 다른 제주를 제외하고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은 곳은 경남도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