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인 ‘영어하기 편한도시’가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당장 내년에 편성한 예산이 거의 없어 박 시장의 의지대로 적극적인 추진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시는 민선 8기 공약사업인 ‘영어하기 편한도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세계와 함께하는 글로벌 허브 도시’ 구축을 목표로 박 시장 임기 내에 총 72억 원을 투입해 영어하기 편한도시 조성을 위한 4개 분야 16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우선 이 사업에 대한 공감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찾아가는 설명회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내·외국인 40명을 시민영어소통관으로 선발해 생활 속에서 느낀 불편함 등을 정책으로 제언하는 역할을 맡긴다. 또 한글이 홀대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공문서 내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지양하고 옥외광고물의 한글 표기도 점검하기로 했다. 시민의 영어 학습 환경 조성에도 나선다. 방과후학교 강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을 비롯해 ▷들락날락 등 공공시설을 활용한 영어 교육 확대 ▷영어119 무료상담소 운영 ▷영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어디서든 영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사업 실행을 위한 예산은 거의 확보하지 않아 사업이 실효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시는 내년도 본예산에 영어하기 편한도시 추진을 위한 용역비 1억 원만 편성해놓고 나머지 예산은 추경을 통해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부산시의회가 이 사업에 부정적이어서 용역비 1억 원도 삭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사업 계획만 마련하고 사업비가 없어 실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시 창조교육과 관계자는 “내년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 실행 계획을 세우고 추경을 통해 사업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영어하기 편한도시 조성을 위해 실무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국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