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을 갔다 오니, 낯선 남자가 우리집 도어락을 교체한 뒤 들어와 태평하게 침대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면?’ 영화같은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 혐의로 A(40대) 씨를 구속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17일 부산 연제구 한 오피스텔에 무단으로 들어가 하루가량 머문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열쇠공을 불러 오피스텔 도어락을 푼 뒤 오피스텔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A 씨는 관리사무소에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러자 열쇠공에게 약 35만 원을 지급하고 도어락을 바꿔 단 뒤 내부로 들어갔다. A 씨는 지난달 18일 해외여행을 마치고 귀가한 주인 B(여·30대) 씨에게 발각돼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체포 당시 B 씨는 A 씨의 침대에서 잠을 자는 중이었다.

A 씨는 경찰에 “노숙을 하다 춥고 배고팠는데 지인이 이 집에 가면 집이 비어있다고 해 들어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노숙을 한 건 맞지만 진술의 앞뒤가 맞지 않아 믿기 힘들다. 공범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B 씨는 자신의 사연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게시물에서 그는 “도착해 있어야 할 택배는 없고 현관문 도어락이 바뀌어 있었다. 열쇠공을 불러 도어락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니 낯선 남자가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며 “너무 무서웠고, 지금은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배우 공효진 주연의 영화 ‘도어락’ 한 장면. 국제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