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의 구속 여부가 26일 밤 결정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달 15일 용산구청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보고하는 모습. 국제신문DB

서울지법 영담전담판사 김유미 판사는 26일 오후 2시 이태원 참사 관련 업무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박 구청장의 영장실질심사를 한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20일 이태원 참사를 수사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의 구속영장 신청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박 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애초 지난 23일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박 구청장이 코로나19 확진돼 이날로 미뤄졌다.

박 구청장은 지난 10월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박 구청장이 수사를 앞두고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구속사유로 영장에 적시했다. 범죄 혐의와 관련한 증거인멸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구속사유로는 참작될 수 있다.

최 과장은 안전조치 책임이 있는 주무 부서 책임자로서 부실한 사전 조치로 참사를 초래하고, 사후 대응도 미흡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고 있다. 재난 사태 수습에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도 적용됐다. 최 과장은 10월 29일 밤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참사 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현장으로 가지 않고 귀가해 잠을 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3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이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특수본은 지난 1일 이들에게 각각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만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모두 기각됐다. 특수본은 이후 이들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와 법리를 보강하는 한편 이 전 서장에게는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도 추가로 적용했다.

박원규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들의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피의자들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지난번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이후 추가로 수집된 증거들을 포함해 수사기록에 나타난 여러 증거와 구속영장 실질심문 결과를 종합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