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훼손 등에 신중판단 지적도

부산 정종복 기장군수가 최근 “인허가 업무에 소극적으로 나서 행정 소송에서 패소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대민 행정을 수행하라는 취지인데, 건축 관련 인허가가 민원 및 환경훼손 등을 동반할 때가 많아 신중하게 허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장군청 전경. 국제신문DB

8일 기장군 등에 따르면 정종복 군수는 최근 소극적인 업무 처리로 행정 소송 등에서 패소할 때 관련자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지시사항을 각 부서에 전달했다. 지난 2일 열린 월간 업무 보고회에서 “건축 등 인허가 업무에 소극 행정이 많아 군수에게 많은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인허가가 적극적이지 못해 민원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군수는 “법적으로 인허가가 가능한데도 민원 제기를 우려하거나, 관례 등을 이유로 불가 처리한 뒤 행정 심판이나 소송 제기를 안내해 민원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가 있다”며 행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훈시했다.

건축 허가와 같은 인허가 업무는 기초지자체의 핵심 권한으로 꼽힌다. 지자체 단위의 대형 비위 상당수가 인허가 업무 영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실무 공무원은 근거 법령은 물론 사업이 불러일으킬 주민 반응, 환경훼손 논란, 지역사회 내 정무적 상황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지시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인허가 업무 대부분은 군수의 결재가 불필요한 전결 사항으로, 인허가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면 결국 책임은 실무자가 지게 돼 있다.

기장군 노조 게시판과 노조 측은 “혹여 행정소송에 지더라도 이를 보호해 주는 게 군수 역할인데, 군수가 직원을 버렸다”는 비판은 물론, “직원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게 한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정 군수는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임 군수 시절 지나치게 폐쇄적이었던 인허가 업무 관행을 바꿔보자는 의미다”며 “법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라면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인허가 업무에 임해야 한다는 말을 전한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