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기초의회 의원(국제신문 2020년 6월 9일 자 9면 등 보도)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4단독 오흥록 판사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과거 기초의회 의원으로 활동하며 알게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자녀들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서구의회 소속 의원이던 2016년 1월 29일 서구로부터 충무동 해돋이로~천마산로 종단연결도로 개설 사업, 남부민동 도시활력증진 사업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보고를 받았다. 이에 같은해 5월 사업 예정지 주변에 있는 1개 필지를 딸 명의로 매입했다.

A 씨 측은 내부 정보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토지를 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A 씨가 비슷한 수법으로 다른 자녀를 통해 사게 한 9개 필지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했다. 내부 정보를 이용하여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을 취득하게 했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김 판사는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공공기관의 직무수행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여서 피고인의 책임이 무겁다”며 “다만 이 사건 정보는 대략적으로 주민에게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등 비밀로서의 가치가 아주 높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부동산 가액이 아주 크지 않은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고려할 양형 요소도 있다”고 밝혔다.